푸드스타일리스트 두 여자의 스튜디오 겸 공유공간 '영주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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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도시로 몰려 아파트를 '사는' 시대, 이런 흐름을 과감히 거부하고 낡은 시골집을 고쳐 '사는' 이들이 있다.
스튜디오라는 본래 임무에 공유공간이라는 부업을 가지게 된 이곳에 두 사람은 '영주별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앞으로 영주별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되면 공간뿐만 아니라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레시피라는 콘텐츠를 통해 쉼과 어우러질 수 있는 지역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알려볼 생각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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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도시로 몰려 아파트를 ‘사는’ 시대, 이런 흐름을 과감히 거부하고 낡은 시골집을 고쳐 ‘사는’ 이들이 있다. 어렸을 적 추억이 담긴 고향집을 찾아서, 도시의 치열함을 떠나 쉼표를 찾아서, 지역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결심한 귀촌. 그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직접 고친 집에서 보내는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본다.
3-③ 일상을 떠나 즐기는 피크닉 영주별장
팽팽한 직업적 긴장감 속, 느슨해지고 싶었던 두 젊은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공간’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일 년. 작은 피크닉 상자 같은 집에 그들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info.
대지위치 ▶ 경상북도 영주시 봉현면
대지면적 ▶ 약 619㎡(187여 평)
건축면적 ▶ 약 39㎡(12여 평)
수리기간 ▶ 7개월
수리비용 ▶ 약 4,000만원
“사진으로 찍어 예쁘게만 나와준다면 문제될 게 없었죠.”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해온 배지현, 정지원 씨는 처음에는 그저 세트장처럼 ‘보이는 기능’에만 충실하면 집은 어때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영주에 와서 처음 농막을 본 지원 씨의 첫 감상평은 “생각보다 고칠 게 없네”였을 정도. 그때가 꼭 1년 전이었다.
하지만, 촬영을 위해 더 멋진 그릇과 가구를 갖출수록,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집에 녹아들수록, 다른 이들에게도 이 멋진 풍광 속에서 맛난 것을 재밌게 먹는 경험을 나누고 싶었다. 소풍 나가 먹는 음식은 언제나 특별하니까. 단지 스튜디오로서의 집은 나쁘지 않았지만, ‘공유’를 목표로 잡으니 고칠 것이 많았다. 결국 올해 여름, 기초만 남기고 집을 다시 짓겠다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꾸미는 것과 짓는 것이 이렇게 다를 줄은 몰랐다”는 그녀들. 기초를 다시 하고 골조를 세우고, 창을 달고 마감하는 아이디어가 집으로 만들어져가는 3개월간의 과정은 고됐지만, 재밌었다. 오랜 준비가 마무리 될 때쯤. 스튜디오라는 본래 임무에 공유공간이라는 부업을 가지게 된 이곳에 두 사람은 ‘영주별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푸드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드문 지역이기에 귀촌 후에도 지현 씨와 지원 씨는 꽤 분주하다. 두 사람을 기다리는 여러 특산물과 음식의 스타일링 의뢰가 많기 때문.
“지방에서는 좋은 재료와 음식, 소재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빛내주지 못해서 잘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영주 특산물로 널리 알려진 사과와 인삼으로 직접 만든 음료를 고안해 디자인과 브랜딩 작업을 했고, 최근에는 국립산림치유원의 의뢰를 받아 치유 요리를 스타일링해 촬영했다. 이런 작업들을 인정받아 경상북도에서 지원을 받기도 했다고. 앞으로 영주별장을 통해 본격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되면 공간뿐만 아니라 푸드스타일리스트의 레시피라는 콘텐츠를 통해 쉼과 어우러질 수 있는 지역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알려볼 생각도 하고 있다.
치열했던 광고업계의 긴장감에서 벗어나 쉼을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찾아올 이들에게 일상을 벗어나 멋진 식사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휴식이 되었으면 한다는 지현 씨와 지원 씨. 오늘도 두 사람은 이곳에서 즐거운 준비를 이어가는 중이다.
"과수원 아래로 펼쳐지는 깊고 아늑한 산세와 마을.
깊어가는 가을은 요리를 빛내는
더 멋진 배경이 되어준다."
영주별장의 매일
TIP 두 친구가 전하는 집수리 팁
“원하는 디자인과 현실 사이에서 타협을”
지방에서는 대도시처럼 언제든 원하는 인력과 자재를 수급하기 어렵습니다. 열심히 디자인을 고민해도 현지에서는 자재가 없거나 못한다고 돌아서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늘 비용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려운 결정이 됩니다. 결국 꼭 원하는 자재라면 직접 사서 공급하고, 복잡한 시공은 적절히 타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바빠져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11월호 / Vol.26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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