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냥 나..'올드'한 게 좋은 어린이라도 괜찮아!

한겨레 2020. 11. 20. 0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 잘 모른 채 살아간다.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는 십대 소녀들의 '은따'(은근한 따돌림)와 미묘한 심리를 소재로 삼지만 '나답게 살아가기'라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는 작품이다.

어떤 아이들은 추돌사고를 내지만 대개는 자기가 내려야 할 곳을 찾아 톨게이트로 빠져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책&생각] 한미화의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황영미 지음/문학동네(2019)

사람은 자신에 대해 잘 모른 채 살아간다.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건,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가깝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십대 소녀들의 ‘은따’(은근한 따돌림)와 미묘한 심리를 소재로 삼지만 ‘나답게 살아가기’라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는 작품이다.

중2 다현이는 초등 5학년과 6학년 때 은따를 당한 후 ‘다섯 손가락’의 멤버가 된다. 다시는 외톨이가 되고 싶지 않기에 다현이는 다섯 손가락 친구들의 단톡방에서 늘 마지막 문자를 달고, 아이들 말에 토를 달지 않고 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과거 “성적도 별로고 예쁘지도 않은 애가 자신감이 넘쳐 재수 없다”는 이유로 ‘따’를 당했기 때문이다. 십대 사이에서 재수 없다고 여겨지는 일이란 대체 뭘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나서는 것 말고도 클래식 음악 듣기, 책 읽기,독립영화 감상하기, 글쓰기도 포함된다. 이런 올드한 걸 좋아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진지충’이나 ‘선비질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는 수 없이 다현이는 자신의 블로그에 비공개로 글을 쓰고 좋아하는 음악을 올린다.

본래 모습을 죽여가며 무리에 남았지만 대가는 혹독하다. 친구들은 대놓고 다현이에게 귀찮은 심부름을 시킨다. 이른바 ‘셔틀’이다. 무리의 리더인 설아가 싫어하는 노은유와는 절대 말을 섞으면 안 된다. 그러나 새 학년이 되며 다현이는 노은유와 짝이 되고 같은 모둠으로 엮인다. 열다섯 살 다현이는 이제 시험대에 오른다. 지금처럼 친구를 따라 살 것이냐 아니면 자기만의 길을 갈 것이냐, 고민이 시작된다.

십대에게 친구는 모든 것이다. 미안하지만 부모보다 더 중요하다. 어른들은 친구에 목메는 십대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친구들이 시속 이백 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혼자만 팔십 킬로미터로 천천히 갈 수는 없다. 더 위협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리 위험한 질주도 때가 되면 멈춘다. 어떤 아이들은 추돌사고를 내지만 대개는 자기가 내려야 할 곳을 찾아 톨게이트로 빠져나온다. 다현이는 ‘무리 지어 몰려다니는 거 안 좋아하는’ 노은유를 만나며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다.

십대가 되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를 좋아하는, 그런 일은 결코 없다는 진실이다. 이 사실을 알아도 미움받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겪어야 한다. 세상에는 나와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나는 그냥 나로 살면 된다. 이상하지도 않고 재수 없어도 괜찮다. 다현이에게 그리고 십대의 나를 만나면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같은 주제를 다룬 그래픽 노블 <진짜 친구>와 <단짝 친구>를 함께 읽어도 좋겠다. 초등 6학년부터.

한미화 출판 칼럼니스트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