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학수의 All That Golf]"거울아 거울아" 퍼팅했더니 데굴데굴 11억이 굴러왔네

민학수 기자 2020. 11. 20.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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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의 '요술거울' 퍼팅연습
눈과 머리의 위치 어깨 정렬 확인 가능.. 직선 스트로크 좋아지며 흔들리던 짧은 퍼팅 쏙쏙

임성재의 퍼팅 비법, 요술 거울과 왼발

임성재(22)는 마스터스에서 ‘퍼팅은 돈’이란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지난 9월 US오픈에서는 퍼트 수 126개(라운드당 평균 31.5개)로 부진하며 22위 상금 12만4751달러(약 1억3900만원)를 받았다. 그런데 2개월이 지난 다음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은 마스터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퍼트 수 102개(라운드당 평균 25.5개)를 적어내며 공동 2위로 상금 101만2000달러(약 11억3000만원)를 받았다.

임성재는 몸의 정렬, 눈과 얼굴의 위치 등이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퍼팅 연습 도구인 ‘아이라인 퍼팅 미러’를 통해 자신의 퍼팅을 일관되게 만들었다고 했다. 임성재는 이를 ‘요술 거울’이라고 불렀다. /민학수 기자

라운드당 퍼트 수를 6개 줄이는 건 정상급 골퍼 수준에서도 거의 기적 같은 변화다. 뭔가 비법이 있을 듯싶었는데 ‘요술 거울’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마스터스를 앞두고 하루 4시간 이상 퍼팅 연습을 하면서 어드레스 자세와 헤드의 직선 움직임을 동시에 체크할 수 있도록 거울 기능이 있는 퍼팅 연습 도구(eyeline putting mirror)를 활용한 것이다. 퍼팅 때 눈과 머리의 위치, 어깨와 몸의 정렬이 거울로 반사돼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임성재는 US오픈에서 1~2m 퍼팅을 하도 많이 놓쳐 자칫 입스(yips, 샷 실패 불안 증세)가 아닐까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 스윙 코치 최현씨는 “원인을 분석해 보니 체중이 오른발에 실리며 몸의 정렬이 흐트러지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이렇게 되면 공이 들려 맞거나 찍혀 맞아 퍼팅 일관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임성재는 오른발에 쏠리던 체중을 왼발 쪽에 약간 더(55%) 오도록 하고, 왼눈 아래에 공이 위치하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퍼터 헤드가 백스윙부터 팔로 스루까지 예전보다 낮게 움직이면서 임팩트가 좋아지도록 했다.

그리고 백스윙과 팔로 스루가 직선으로 움직이는 퍼팅 스트로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임성재는 “아크를 그리는 인투인(in to in) 스트로크는 임팩트 때 당기거나 미는 실수가 나오기 쉬워 어릴 때부터 직선 스트로크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요술 거울’에는 직선 스트로크를 돕도록 선이 그어져 있다. 이전에도 임성재는 스윙 때 몸의 정렬을 돕는 ‘얼라인먼트 스틱’을 활용해 직선 스트로크를 연습하곤 했다. 그런데 거울 효과가 더 피드백 효과가 좋더라고 했다.

임성재가 마스터스 1주일 전 바꾼 헤드가 작은 말렛형 퍼터는 스카티 카메론 스페셜 셀렉트 플로우백5 모델이다. 타이틀리스트 공형진 퍼터 피터는 “헤드 크기는 작지만 스위트 스폿의 범위를 넓혀 안정감을 높인 모델”이라며 “임성재 선수의 요청에 따라 샤프트는 기존 모델 제품을 장착하고 헤드 컬러를 더 어둡게 하고 소재에도 변화를 준 고객 주문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이번 주 쉬지 않고 20일 개막하는 RSM클래식에 출전한다. PGA투어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50년 후 손자·손녀에게 올해의 마스터스를 어떻게 설명해 줄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이 던져졌다. 임성재는 “마스터스는 골퍼라면 누구나 나가고 싶어 하는데 할아버지가 처음 나가 2등을 했고, 원래 수많은 관중이 있는 대회인데 그때는 관중이 없어서 신기했다고 말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동안 호텔 생활을 했던 임성재는 이달 말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집을 사서 이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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