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소상공인의 발'.. 다마스·라보

박찬규 기자 2020. 11. 2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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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체로 뛰어난 기동성·저렴한 가격·유지비로 29년 장수
다마스와 라보가 30여년 소상공인과 함께한 추억을 뒤로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왼쪽부터 다마스, 라보. /사진제공=한국지엠
소상공인에게 다마스와 라보는 ‘대체불가’ 차로 평가받는다. 2013년 환경과 안전문제 등으로 생산 중단이 발표됐을 때 전국의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단체들이 직접 나서 정부에 규제 유예와 판매 재개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결국 한국지엠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14년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을 내놨고 정부는 5년간 규제를 유예했다. 지난해 또다시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가 현재까지 추가 생산을 이어온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 1분기 이후엔 다마스와 라보의 신차를 영영 만날 수 없다.30여년 소상공인과 함께한 추억을 뒤로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내 유일 최장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1991년 처음 출시됐다. 다마스는 GM과 협력 관계였던 스즈키의 경상용차 ‘에브리’(Every) 2세대를, 트럭버전인 라보는 스즈키 ‘캐리’(Carry)를 바탕으로 각각 개발됐다. 출시 초기에는 800cc 가솔린 엔진만 탑재됐지만 이후 연료 가격이 저렴한 800cc LPG 엔진이 추가됐다. 현재 가솔린 모델은 판매하지 않는다.

한때는 라이벌도 있었다. 기아자동차(당시 아시아자동차) 타우너가 그 주인공이다. 다이하츠의 ‘하이젯’ 7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했고 1992년 출시돼 2002년 단종됐다. 타우너는 같은 부품을 통해 호환성을 최대한 유지한 다마스나 라보와 달리 생산 시기에 따라 부품호환 문제가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회사가 통폐합되며 안전 및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단종됐다.
이후 다마스와 라보는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국내 유일 경상용차로 명맥을 이어왔고 1991년 출시 이후 30년 동안 37만대 이상 팔린 한국지엠의 스테디셀링카로 꼽힌다. ‘소상공인과 함께 일하는 친구’였던 것.
크기에 비해 뛰어난 적재능력은 두 차종의 강점이다. 다마스 밴 모델의 경우 450㎏, 라보는 550㎏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게다가 높이는 1920㎜에 달해 꽃집·퀵서비스·푸드 트럭 등의 업종에서 주로 활용된다.


경제적이고 재빠른 차


경트럭 라보 생산라인. /사진제공=사진제공 한국지엠

다마스와 라보는 배기량 796cc의 LPGi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1마력, 최대토크 6.7㎏.m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수동 5단이다. 연비는 ℓ당 8.6~8.8㎞며 연료탱크 용량은 48ℓ다. 

핵심은 기동성이다. 회전반경은 4.4m로 좁은 길이나 주차장에서도 여유롭다. 이는 작은 차체에서 기인한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와 맞비교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가벼운 무게 덕분에 언덕은 물론 이곳저곳을 누비는 데 무리가 없다. 게다가 3만6672원(LPG ℓ당 764원 기준)이면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해 유지비 부담이 적다.
다마스의 길이×너비×높이는 3485×1400×1920㎜며 휠베이스는 1840㎜다. 무게는 2인승 모델이 865㎏, 5인승이 905㎏이다. 타이어 규격은 155/80R12. 라보의 길이×너비×높이는 3235×1400×1800㎜이며 데크 길이를 늘린 롱카고 모델은 길이가 3495㎜나 된다. 휠베이스는 1840㎜. 무게는 일반형 735~755㎏, 롱카고 760㎏다. 게다가 짐을 실을 수 있는 높이인 ‘상면지상고’가 720㎜에 불과해 작업자가 짐을 싣고 내릴 때 부담이 적다. 1991년 출시 당시 가격은 426만~456만원이었고 현재는 988만~1028만원이다.
이처럼 장점이 많음에도 안전 및 환경규제에 수익성 문제가 겹쳐 두 번이나 생산 중단 위기를 겪었다. 출시 이후 큰 변화 없이 생산을 이어왔지만 2013년 강화된 안전 및 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
다마스 생산라인. /사진제공=사진제공 한국지엠

소상공인의 거듭된 요청에 국토교통부는 결국 다마스와 라보에 한해 안전과 환경규제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배기가스자가진단장치(OBD)는 2016년 말,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TPMS)는 2017년 말로 시간을 줬고 한국지엠은 추가 기술개발을 통해 일부 기준을 충족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의무화된 장치인 자세제어장치(ESC)와 브레이크잠김방지시스템(ABS)등에 대해선 2019년까지 유예하는 대신 최고시속을 99km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근본적인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국지엠이 추가 기술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해서 이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전세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자동차시장 등의 요인이 겹쳐 다마스와 라보는 결국 단종의 길로 접어들었다.


빈자리 누가 차지할까


자동차업계와 한국지엠 모두 다마스와 라보는 단종 직전까지 구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지엠 대리점 관계자는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이 결정된 이후 소상공인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30년간 소상공인의 발이 되어준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만큼 구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1분기 이후 다마스와 라보의 빈자리는 누가 메울 수 있을까. 자동차업계에서는 내년이면 다양한 차종이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기아 ‘레이’와 ‘레이 밴’을 대체재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온 둥펑소콘의 소형상용차도 자리를 노리고 있다”며 “나아가 중소기업의 소형 전기차도 모델이 다양화되는 상황이어서 선택권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마스와 라보를 생산해온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는 두 차종의 단종 이후 차세대 CUV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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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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