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15] 움츠러드는 개혁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는 말은 중국에서 유명하다. 사라지는 것과 새로 등장하는 것의 대조다. 우리의 몸도 그와 같아서 새 양분을 들이면 이전의 그것은 자리를 비켜야 한다.
이른바 ‘신진대사(新陳代謝)’다. 새것[新]과 옛것[陳]이 차례대로[代] 사라짐[謝]을 가리킨다. 시간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하면 지나가는 해 보내면서 다가오는 해를 맞는 일이다.
과거를 돌아보는 회고(懷古)의 정서도 얼핏 읽히지만 사실은 다가오는 새것을 향한 주목(注目)이 더 강하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성어가 그렇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아가자는 취지지만 ‘온고(溫故)’의 실제 목적은 ‘지신(知新)’이다.
조금 더 동태적인 움직임도 있다.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개선하는 일이다. 유가(儒家)는 그를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라고 했다. 나날이 새로워지며, 또 새로워져야 한다는 권유다. 성찰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관련 조어도 풍성하다. 혁신(革新)은 동물의 표피에 무두질을 해서 전혀 새로운 가죽으로 만드는 일이다. 쇄신(刷新)은 옛것을 긁어 없애 아주 새롭게 탈바꿈토록 하는 행위다. 갱신(更新)은 아예 새로 바꾸는 일이다.
요즘 중국의 관련 유행어는 창신(創新)이다.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자 벌이는 ‘창조적 혁신’을 일컫는다.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雲) 등 중국 기업인이 즐겨 쓰는 말이다.
중국 금융 체계의 개혁을 촉구했던 그의 최근 발언이 당국의 ‘괘씸죄’에 걸린 모양이다. 그가 이끄는 핀테크 앤트그룹의 상장이 줄곧 막히고 있다. 지금까지 통제와 규제가 공산당에는 더 중요한 듯하다. 장강 하구에 댐이라도 생긴 것일까, 앞뒤 물결의 흐름이 엉겨 큰 바다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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