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광장 보도블록 한 장 손대지 마라
광화문광장 주인 시민과 소통을
서울시가 시민사회와 지역주민들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급기야 기습적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28일 발표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고 박원순 시장이 2019년 9월 광화문광장 사업을 전면 재논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중단된 사업을 갑자기 차기 시장 선거를 5개월 앞둔 이 시점에 졸속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서울시장이 부재한 상황에 이렇게 중대한 결정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되는 광화문광장은 형태나 교통, 역사성, 시민 이용 등 기존 광장의 문제점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했고, 새로운 광장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 광장처럼 새 광장이 완성된 초기부터 광장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 사업을 추진한 고 박 시장은 공식적, 공개적으로 이 사업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서울시 행정 관료들은 사실상 재논의 선언 이전의 안으로 ‘계속 추진’을 결정했다. 선출된 시장이 아닌 대행 체제의 서울시 공무원들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결정하고 빠르게 집행한 것이다. 이는 서울시장 대행 체제의 권한 행사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광화문광장 조성이 대한민국 서울의 백년대계와 같은 사업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에 대한 의사 결정과 집행은 내년 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 시장에게 넘기는 것이 타당하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예산에 791억원을 편성했다. 총 사업비 791억원 중 국비는 128억5000만원, 시비는 662억5000만원이다. 서울시는 2021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GTX 광화문역사 예산을 반영했다. 해당 사업은 재정 낭비는 물론이고 보행 중심의 광화문광장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기에 많은 비판이 있었던 내용이다.
코로나로 온 나라와 국민이 어려운 시기이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도블록을 파헤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행정인가? 서울시는 당장 공사를 멈추고,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년 4월 새 서울시장이 선출되면 지금까지의 사회적 토론 결과와 사업의 타당성 검증을 다시 가진 후에 우리가 모두 자랑스러워할 광화문광장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다. 시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눈가림식 사업 추진은 반드시 분노를 촉발하는 돌팔매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이번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졸속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시민과 소통하는 행정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윤은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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