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코골이에 돌아버리겠다? 옆으로 돌아 눕게 해보세요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20. 11. 1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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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자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수면 자세와 질병

“옆으로 돌아 누워 주무세요.”

수면의학 전문가인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코골이가 심하거나 수면 무호흡증으로 진단된 환자에게 처음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면서 잘 돌아 누워 자는 요령을 알려준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은 목 주변이 뚱뚱하거나 아래 턱이 뒤로 밀려서 숨이 넘나드는 기도(氣道)가 좁아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잠잘 때는 혀를 잡아 움직이는 신경도 꺼져 있다. 이 상태서 똑바로 누워 자면 중력에 의해 혀가 아래로 밀리면서 기도 쪽으로 말려 들어간다. 기도가 더욱 좁아진다. 이럴 때 옆으로 돌아 누우면 기도를 막던 혀가 옆으로 밀리면서 기도가 열리면서 코골이가 준다. 옆으로 자는 게 처방전인 셈이다.

◇옆으로 누워 자기

나이 들수록 목젖은 늘어나고, 목 속 기도 주변 살도 늘어져, 기도가 좁아진다. 젊었을 때 없던 코골이가 나이 들어 생기는 이유다. 이런 경우 옆으로 누워 자는 게 좋다.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서 이뤄진 실험에 따르면, 옆으로 누워 자면 산소 공급량이 늘어서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이 적게 일어났다. 나이 들어 척추뼈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다리 쪽으로 가는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진 협착증 환자들도 옆으로 누워 자면 신경관 사이 공간이 늘어나 통증이 적다.

위산이 식도 쪽으로 넘어가는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왼쪽으로 누워 자길 권한다. 위산이 많은 위장 오른쪽 부위를 아래쪽으로 옮기는 효과를 낸다. 임신 중기가 넘어가면 자궁이 커져서 하체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대정맥을 누른다. 이 때문에 다리가 붓는다. 이 경우에도 왼쪽으로 돌아 누워 자면 부종 증상이 좋아진다. 왼쪽 신장 정맥이 대동맥 가지에 눌리는 ‘호두까기 증후군’ 환자도 왼쪽으로 누워 자면 눌림이 풀려서 증상이 개선된다.

반면 식사 후에 바로 잘 때는 음식물이 흘러가는 방향인 오른 쪽으로 누워 자길 권한다. 간은 특이하게 동맥은 물론 정맥 피 공급도 받는데 오른쪽으로 누워 자면 간으로의 정맥 혈류량이 늘어나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옆으로 자는 이부자리 세팅

하지만 사람은 똑바로 누워 자도록 설계됐고, 특정 자세를 취해도 자면서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살이 바닥에 눌려 통증이 생기거나 욕창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잠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뒤척이게 된다. 한 시간에 대략 5번 자세를 바꾼다.

옆으로 누워 잘 자려면 잠자리 세팅이 필수다. 우선 옆으로 누웠을 때도 목부터 엉덩이까지 척추가 일자(ㅡ)로 펴지도록 베개 높이를 조정해야 한다. 바닥 쪽 옆구리 아래에 가벼운 쿠션을 대어 허리를 받치면 좋다. 옆으로 누워 자면 무릎과 무릎이 닿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무릎 사이에 푹신한 베개를 끼우는 것이 권장된다. 신철 교수는 “이른바 죽부인처럼 길고 푹신한 베개를 옆으로 누워 끌어 안고 자면 편하게 옆으로 잘 수 있다”며 “어깨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요나 매트리스가 푹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십견이 있는 상태서 수면 무호흡증이 있다면 어깨통으로 옆으로 누워 자기 힘들기 때문에 잠자는 동안 공기를 밀어 넣어주는 양압기를 쓰는 좋다고 신철 교수는 덧붙였다.

◇새우잠, 엎드려 자기는 피해야

허리 디스크 환자는 잘 때 무릎 아래에 베개를 대어 무릎을 올려주면 요통을 줄일 수 있다. 근육 염좌로 인한 요통일 때도 효과가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다소 딱딱한 매트리스에서 자면 척추가 굽는 것을 조금 줄일 수 있다. 똑바로 누워 잘 때는 베개 높이를 어깨 높이로 해서 목 척추의 C형 커브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상체를 약간 올리면 역류성 식도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엎드려서 배를 바닥에 붙이고 고개를 돌리고 자는 경우, 기도가 좁아지고 갈비뼈 움직임이 줄어서 수면 시 폐활량이 줄어들 수 있다. 산소 부족 원인이 된다. 그 자세에서 베개가 높으면 척추가 뒤틀려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자궁 속 태아처럼 일부러 새우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횡격막 움직임이 줄어들어 폐활량이 감소한다. 목과 등이 너무 굽어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 관절이 구부러져 있을 때 심해지는데, 새우잠은 관절통을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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