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내려놓고 변신..'삼성의 파이터' 이관희 "득점 좀 낮다고 제가 어디 가나요"
공격 본능 최대한 자제 도우미로
[경향신문]
이관희(32·서울 삼성)는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파이터’다.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근성에 자존심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KCC 이정현과는 달라붙어 수비하다 신경전 끝에 결국 충돌, 퇴장 징계를 받았고 ‘앙숙’이 되기도 했다.
개성 있는 캐릭터인 이관희가 올 시즌에는 최대한 앞에 서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의 주문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슈팅가드인 이관희는 지난 몇 년 동안 삼성의 주득점원이었다. 삼성이 암흑기를 겪는 사이 ‘에이스’로 불리기도 했다. 2018~2019시즌에는 평균 13.5득점으로 국내 선수 중 6위에 올랐다.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이관희를 향해 이상민 감독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해왔다. 공을 오래 갖고 있다 실수하지 말고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라고 강조한다.
삼성은 지역방어를 고수하며 수비에 치중하는 팀이다.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가 이관희다. 이를 위해 공격에서 힘을 빼지 말고 외국인 선수나 슈터에게 패스해 수비 집중도를 높이라는 것이 감독의 주문이다.
이관희는 달라지는 중이다. 끓어오르는 공격 욕구를 누르고 경기 스타일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지난 14일 고양 오리온전에서는 어시스트를 5개 기록했다. 데뷔 이후 최다 기록이었다. 19일 현재 16경기에서 평균 9.5득점 2.2어시스트 3.3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시즌 동안 두 자릿수 평균득점을 올렸지만 올해는 9점대에 머물러 있다. 대신 처음으로 어시스트를 평균 2개 이상 기록 중이다. 삼성이 틈 없는 수비로 서울 SK를 84-65로 대파한 지난 19일 이관희는 12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득점 욕심이 불쑥 올라올 때면 단점부터 떠올린다.
이관희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려는데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인 것 같다”며 “득점이 줄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이관희의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감독님 주문대로 다양한 플레이를 한다면 득점이 낮아도 이관희의 가치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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