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김지찬 ..'단신 스타'의 야구판에서 살아남기 "약점 극복보다 장점 극대화가 살 길"
김 "데뷔 전부터 근성의 야구 배워"
[경향신문]
지난 11일 정근우(38)는 자신의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지찬을 보고 팬이 됐다”고 했다.
KBO 사무국에 등록된 정근우의 키는 172㎝, 삼성 김지찬(19)의 키는 163㎝이다. 김지찬은 KBO리그 역대 최단신 선수다.
정근우는 ‘단신 선수’의 어려움을 잘 안다. 작은 체구 때문에 부산고 졸업 후에도 지명을 받지 못했고 고려대에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는 플레이를 하며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프로 무대에서 악바리 같은 플레이로 키 작은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다.
김지찬은 라온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첫해부터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은퇴를 앞둔 정근우는 김지찬을 보며 옛 생각을 떠올렸다.
김지찬도 최근 기자와 통화하면서 “시즌 중에도 많이 만났는데 그때마다 ‘팬’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그때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김지찬은 “정근우 선배님이 ‘단점을 극복하는 것에 열중하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키라’고 하시더라.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했다. 정근우 선배의 조언이어서 마음에 더 와닿았다. 김지찬은 “선배가 프로 와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나에게 말씀한 것이지 않나. 나도 그 말을 새기고 뛰려 했다”고 말했다.
그때는 차마 선배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꺼냈다. 김지찬은 “어렸을 때부터 키가 작았던 나는 프로 데뷔를 꿈꾸면서 선배를 보고 많이 배웠다. 정근우 선배의 악바리 같은 근성이 가장 크게 보였다”고 했다. 김지찬은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0.232 1홈런 13타점 등을 기록했다. 그는 “팀 순위가 8위로 끝난 것이 가장 아쉽다. 개인성적도 생각대로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6일부터 마무리캠프를 시작한 김지찬은 “내년에는 더 빠르고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도록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해야 한다. 수비력은 무조건 기본으로 깔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근우는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김지찬이 ‘작은 거인’의 계보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김지찬은 “선배는 나에게 많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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