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신바람 야구로 많이 웃게 해드리겠다"..팬들 "꽃길 가세요"

김은진 기자 2020. 11. 19. 22: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LG트윈스 새 감독 류지현

[경향신문]

류지현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LG 트윈스 팬들이 류지현 신임 감독에게 보낸 축하 화환. 연합뉴스·김은진 기자
90년대 LG 대표적 스타로
아직도 많은 팬들이 ‘기대’
“큰 영광과 막중한 책임감
우승은 내게 주어진 사명”

취임식을 앞둔 19일 오후 한 할머니 팬이 찾아오셨다. 1994년 신인 트리오를 응원했다는 90대의 할머니는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직접 야구장을 찾았다. “감독으로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사무실 앞에는 화환이 도착해 있었다. “우리 감독님 꽃길만 걸으시길. 오빠한테 낚여 27년째 엘지 팬 일동”이라는 쑥스러운 문구. 신인왕을 차지한 1994년 그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팬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20여년 전 ‘꾀돌이’를 추억하는 LG 팬들이 아주 많다. 팬들로부터 환영받으며 출발하기조차 쉽지 않은 이 시대, 류지현 감독(49)은 큰 축하와 사랑을 받으며 LG 지휘봉을 잡았다.

류지현 LG 신임 감독이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13대 LG 사령탑이 되었다.

LG 트윈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는 처음으로 사령탑에 오른 류지현 감독은 “큰 영광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3년간 류중일 감독께서 훌륭한 팀을 만들어주셨다. 수석코치로서 끝까지 모시지 못한 부분을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임 사령탑인 류중일 감독을 먼저 언급했다.

1994년 입단해 신인왕을 거머쥔 류지현 감독은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그해 LG의 우승 멤버다. 프로야구를 들썩였던 ‘신바람 야구’의 중심이었던 류 감독은 류중일 감독이 다져놓은 현재의 전력에 세밀함을 더해 신바람 야구를 완성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류지현 감독은 “소극적인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운동장 안에서 신났으면 좋겠다”며 “나도, 선수들도 서로를 잘 파악하고 있다. 서로의 에너지가 모이면 신바람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최적기라고 했던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을야구를 마친 LG 구단은 류지현 감독을 선임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고 했다.

코치 경험이 풍부하고 LG를 잘 알지만 초보 사령탑이기에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류지현 감독은 또 한 번 LG의 우승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류지현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이제 당연히 기대치가 높다. 류중일 감독님이 3년간 명확하게 해주신 주전 라인업을 토대로 완성시키는 것이 내 사명”이라며 “‘우승’은 쫓아간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일단 그 과정을 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주장은 올해 캡틴이었던 김현수가 계속 맡는다. 류지현 감독은 “김현수라는 선수가 LG에 오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표현이 자유스러워졌다. 가장 칭찬하고 싶다. 내가 원했던 분위기”라며 “내년 주장도 김현수다. ‘기꺼이 팀을 위해 계속 맡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좋은 선수단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김현수만 한 주장은 없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류중일 감독께서 가슴에 ‘참을 인’ 3개를 새기라고 하셨다”며 “많은 감독들을 모시며 많이 배웠다. ‘이청득심’ 하려 한다. 마음을 기울여 상대의 말을 듣고 상대의 마음을 얻어서 공동체가 되는 것이 소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열성적인 팬들을 보유한 LG의 사령탑은 가장 큰 영광의 자리다. 가장 큰 고난을 각오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팬들의 애정이 있어야 프로야구가 존재한다. 그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아직 모르지만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입단 이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제) 팬들께 돌려드릴 차례다. 최선을 다해서 많이 웃고 즐거우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