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호텔 개조형 임대 '숭인동 청년주택' 실태 보니

송민섭 2020. 11. 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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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주거용으로 개조한다고 해도 혼자는 그렇다 치고 신혼부부 등 2인 이상이 아파트 등 일반 주택에서처럼 생활할 수 있을까.'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호텔이나 상가를 개조하는 건 1∼2인 가구용 대책인데, 이미 서울시가 호텔을 개조해 청년주택으로 공급해봤지만, 월세와 관리비등 부담이 작지 않고 주거 여건 등의 문제가 상당하다"며 "정부가 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분석해 정책을 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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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개조형 임대주택.. 보증금 절반 지원에도 임대료 부담 커
공간·조리시설 부족 등 불편.. 정부 '질 좋은 주택'과는 거리
숭인동 청년주택 사이트 캡처
‘호텔을 주거용으로 개조한다고 해도 혼자는 그렇다 치고 신혼부부 등 2인 이상이 아파트 등 일반 주택에서처럼 생활할 수 있을까.’

정부와 서울시가 19일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의 하나로 소개한 호텔과 상가, 사무실의 전월세 주거용 전환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든 임대주택의 경우 임대사업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입주자는 임차료나 거주여건 측면에서 다른 원룸 등에 비해 별다른 매력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용 전환’과 관련해 “저렴한 임대료로 아주 질 좋은 주택이 제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전날 그 사례로 국내 1호 호텔 개조형 임대주택인 숭인동 청년주택(영하우스)을 거론하며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영하우스에 대한 실제 반응을 보면 김 장관의 감탄사와 거리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지하철 1호선 동묘역 인근 베니키아 호텔을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전환하고 지난 4월까지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위한 16∼22㎡(5∼7평) 200여실에 대한 입주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계약 마감 후 방 구조가 호텔 객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식사와 청소 대행 서비스 등 추가 부담금이 많아 입주 포기자가 속출했다.

이에 서울시는 운영업체와 협의 후 보증금과 월세, 관리비 이외의 추가 부담금을 모두 없앴다. 보증금은 2300만∼4900만원대고 월세는 34만∼49만원이며 관리비는 10만원 안팎이다. 보증금의 경우 서울시에서 50%까지 무이자대출을 지원한다. 영하우스 관계자는 “지난 5월 새로 입주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7, 8월쯤 207실 모두 입주했다”며 “모두 청년 등 1인 가구”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공공임대주택 두배로 연대’가 1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취약계층 지원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서울시가 보증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입주자가 매달 내야 하는 돈이 50만원 안팎에 달해 청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체 관계자는 “교통은 좋은데 주변보다 오히려 임대료가 비싼 편”이라며 “방 구조나 주변 환경 때문에 입주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호텔 객실을 리모델링한 곳이다보니 공기 순환이나 난방 문제, 공간 미분리, 조리 시설 부족 등의 불만이 나온다. 개인 가구나 승용차를 들일 수도 없고, 주변에 술집과 호텔 등이 많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시에서 임대사업자의 수익성 보전을 위해 입주자의 보증금 절반가량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호텔이나 상가를 개조하는 건 1∼2인 가구용 대책인데, 이미 서울시가 호텔을 개조해 청년주택으로 공급해봤지만, 월세와 관리비등 부담이 작지 않고 주거 여건 등의 문제가 상당하다”며 “정부가 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분석해 정책을 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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