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달린다]고양이 '톰'보다는 생쥐 '제리'처럼 달려라

최기성 2020. 11. 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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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크게 두 가지 주법으로 나뉜다. 보폭에 따라 피치(pitch, 걸음수, 보속) 주법, 스트라이드(stride, 보폭) 주법이다.

주법을 알기 위해서는 용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스텝(step)은 걸음이다. 스트라이드(stride)는 보폭으로 한쪽 발뒤꿈치에서 같은 발뒤꿈치까지의 거리다. ‘1 스트라이드’는 ‘2 스텝’에 해당한다.

스텝 프리퀀시(step frequency)는 1분 동안 각 발이 지면에 닿는 총 횟수다. 스트라이드 프리퀀시(stride frequency)는 스텝 프리퀀시의 2분의1이다.

케이던스는 스트라이드 프리퀀시와 같다. 1분 동안 왼발과 오른발이 총 180번 땅에 닿았다면 스텝 프리퀀시는 180이고, 스트라이드 프리퀀시나 케이던스는 90이 된다.

◆빠르게 달리는 피치 주법

피치 주법은 스텝 수가 빠른 달리기 방법을 말한다. 빠른 다리로 페이스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만화 <톰과 제리>에서 고양이 톰에게 쫓기며 도망가던 생쥐 제리의 발 모양을 상상해보면 이해될 것이다.

대부분 케이던스나 RPM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며, 권장하는 케이던스는 90을 이야기한다. <Daniel’s Running Formula>의 저자 잭 다니엘(Jack Daniel)은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경우 스텝 프리퀀시는 180이 좋다고 한다.

◆보폭이 넓은 스트라이드 주법

스트라이드 주법은 보폭을 넓게 유지하면서 성큼성큼 달리는 방법을 말한다. 흔히 나이지리아나 케냐 선수가 우월한 다리 길이를 보여주며 이런 주법을 구사한다.

보행 주기에서는 한쪽 발뒤꿈치에서 다른 발뒤꿈치까지 거리를 보폭이라고 말하지만, 러닝에서의 보폭은 한쪽 발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러닝 시 보폭을 넓힌다고 하면 다리를 넓게 벌리는 동작과 스텝과 스텝 사이 공중에서 움직이는 이동 거리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달리기 속도는 ‘보속×보폭’이다. 단거리에서는 당연히 보속과 보폭이 모두 빠른 속도로 증가해야 결승선을 먼저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장거리 달리기에서 보속과 보폭 모두를 증가시키기에는 인간의 한계에 부딪힌다. 보속이 증가하면 젖산이 누적돼 피로물질이 쌓이고, 보폭이 증가하면 하체근육에 쉽게 무리가 오면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장거리 러너는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선수에 따라 보속 의존 선수, 보폭 의존 선수가 따로 있다.

◆보폭 스트라이드

보폭이 커진 탓에 몸이 무게 중심을 벗어나 발의 착지점이 더 앞으로 나아가버린 경우를 ‘오버스트라이드(overstride)’라고 하고, 몸의 무게 중심과 발의 착지점이 근접한 경우를 ‘좋은 착지(good stride)’라고 한다.

일반적인 러닝에서 몸이 받는 충격이나 압력은 발이 지면에 닿는 착지점과 몸의 무게 중심과 일치할 때 가장 최소화된다.

UCSF의학대학에서는 이러한 오버스트라이드와 좋은 착지를 비교 분석하여 러닝 시 몸이 받은 충격을 측정했다.

그림에서 위 두 개 그래프가 몸의 무게 중심(center of mass)에 가까운 좋은 착지 그래프이고, 아래 두 개 그래프는 오버스트라이드 그래프다. 왼쪽은 모두 힐 착지(리어풋, RFS)고, 오른쪽은 모두 전족부(포어풋,FFS) 착지다.

좋은 착지와 오버스트라이드를 비교해보면 전족부 착지 혹은 힐 착지 여부를 떠나 오버스트라이드가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2배 이상인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보폭을 무리하게 넓혀 착지하는 발이 무게 중심 밖으로 멀리 떨어지게 되면, 하체가 받는 충격이 커져 부상 위험성이 높아진다.

◆보속(케이던스, 피치, 스텝 프리퀀시 )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기존 보속에서 5% 정도 빨리 하면, 무릎과 고관절에 걸리는 부하를 낮춰줄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일정한 속도에서 보속을 올리면 무게 중심의 수직 이동, 지면 반발력, 고관절/무릎/발목에서 흡수되는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속을 5%에서 시작하여 10%까지 늘려주는 것이 달리기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을 내린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보면 달리기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폭은 줄이고 보속을 빨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자신이 편한 고유의 보속과 보폭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 급하게 강조하여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물론 인간의 한계를 넘어 보폭도 크고 보속도 빠르면 좋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냥 꿈과 같은 이야기로 여기는 게 건강에 좋다.

빠르게 달리고 싶은 일반 러너에게는 무리하게 보폭을 늘려 부상을 입기보다는, 보속을 증가시키며 젖산 역치를 높이는 운동이 선행되는 것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오래 달릴 수 있는 비결이다.

※고려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 및 전공의를 수료했다. 대한 스포츠의학회 분과전문의, 고려대 외래교수, 성균관의대 외래부교수 등을 역임하고 현재 남정형외과 원장이다.

아이스하키, 골프 등 운동 마니아였던 그는 목 디스크를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목 디스크를 이겨냈다. 그 이후로 달리기에 빠져 지금은 철인 3종경기까지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남혁우 남정형외과 원장/정리=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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