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색깔 고집하지 않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겠다", LG 류지현 감독 정식 취임식 가져
LG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한 류지현 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13일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으로 2년 계약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규홍 LG 스포츠 대표이사, 차명석 단장, 선수를 대표해 주장 김현수,오지환, 진해수가 참석해 각각 축하 꽃다발을 건냈다.
류 감독은 취임식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LG의 제1호 프랜차이즈 감독으로 선임돼 큰 영광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영광스러운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한다"면서 "27년동안 몸담은 LG는 내개 숙명이자 가족같은 팀이다, 선수, 코치, 팬과 소통하고 협업해 더욱 발전된 팀을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참독은 또 "올해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내년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내 색깔을 내 세우기보다 선수들의 참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게 내 몫"이라며 선수들과 일체감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류지현 감독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평소 자신의 야구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류지현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금 계속 진행 중이다. 김동수 수석코치는 확정이 됐다. 앞으로 외부 영입과 내부 코치를 발탁해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겠다.
- 외국인 선수 구성?.
▶ 계속 협의 중이다. 차명석 단장님께서 투수 전문가로 좋은 안목을 지니셨다. 단장, 투수코치들과 협의, 조율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도록 하겠다.
- 취임 일성으로 말한 신바람 야구는?
▶ 1994년 입단했을 때 프로가 뭔지도 몰랐다. 이광환 감독님께 프로의 정신과 자세에 대해 배웠다. 운동장 안에서 신이 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소극적인 플레이는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플레이하면 팬들과 더불어 신이 날 것 이라 생각한다.
- 신바람 야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 냉정하게 우리 팀은 세밀한 야구가 부족해 고비 때마다 그걸 못 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하려고 한다. 나도 선수들을 잘 알고 있지만 선수들도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김현수가 LG에 오면서 우리 선수들이 자유스럽게 표현한다. 내가 평소 원했던 분위기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면 같이 즐길 수 있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우승 부담이 큰데?.
▶ 지난해와 올해 모두 4위다. 당연히 기대치가 높다. 해야 될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류중일 감독님께서 3년간 주전 선수 라인업을 명확하게 해주셨다. 이런 부분을 토대로 완성을 하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점은 우물 안 개구리란 표현이 있듯이 외부에 대해 모를 수 있다. 은퇴 후 바로 코치생활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그래서 2007~2008년 미국 연수를 택했다. 개인적으로 가야 해 용기가 많이 필요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의 2년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배경이 된 것 같다.
- 감독관이 있다면?
▶ 이광환 감독님을 제일 존경하고 류중일 감독님께도 많은 걸 배웠다. 특히 류 감독께서는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나 우승팀 감독으로 저에게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만난 자리에서 '가슴 속에 참을 인(忍) 세 개를 갖고 있으라'고 하셨다. 후배로서, 사랑하는 동생으로서 말씀해주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언제까지 감독을 할지 모르지만, 그 부분은 가슴에 안고 가겠다.
- 데이터 야구를 강화 방안이 있다면?
▶ 그동안 수석코치로 수비 쪽에 관여했다. 수비 외 다른 쪽 데이터는 못 봤고, 내 개인 데이터와 구단 빅데이터 합쳐서 나름대로 연구를 해왔다. 이제 감독으로서 첫 번째 숙제가 투수 쪽이다. 제일 먼저 투수코치들과 미팅했고, 우리 투수들의 성향과 방향성 등을 계속해서 공부해야 한다. 데이터 분석팀에 12명이 있는데, 앞으로 코치 회의 때 데이터 분석팀장도 참석하도록 해 코치들과 서로 소통하고 조율하다 보면 좀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 취임식에서 '구본무 회장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했는데.
▶ 내가 입단했을 때 부회장으로 계셨다. 당시 회장님 외가댁이 있는 진주로 선수들을 1년에 한 번씩 초대해 단목행살르 열어 주셨다. 그룹 계열사 사장 이름도 모르는데 야구 선수를 일일이 다 기억하셨다. 구 전 회장님의 그런 애정이 LG 트윈스에 오롯이 담겨 있다.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당연한 게 아니라 LG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었다. 1994년 이후 우승 트로피를 못 안겨 드려 굉장히 죄송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명감을 갖고 있다.
- 주장 선임은?
▶ 주장은 김현수다. 16일 선수단 미팅을 하기 전에 김현수를 먼저 만나 물어봤다. 기꺼이 팀위해 희생하겠다는 말을 해줘서 진짜 고맙다고 했다. 김현수가 LG에 와서 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김현수 만한 주장은 없다고 본다.
▶ 하면 좋지만 쫓아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승을 하기 위한 과정을 중요하다. 과정을 잘 만들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내 색깔을 주입할 생각은 없다. 선수들과 스킨십을 통해 마음속으로 들어가 잠재력을 끌어내고 싶다. 한 명, 한 명의 시너지가 모이면 분명 LG가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 야구관이나 어떤 리더십인지 묻는다면,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표현을 좋아한다. 마음을 기울여 상대 말을 듣고, 상대방 마음을 얻어서 공동체가 되는 게 소통의 시작점이 아닌가 싶다. 때로는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청득심'을 마음 깊숙이 새겨 좋은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 FA 영입은?
▶ 내 개인욕심이나 구단의 일방적인 생각만으로 영입이 되는 것도 아니다. 조율해야 한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란 확신이 있다. 나보다 더 고민하지 않겠나. 그렇게 믿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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