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衆口難防 <중구난방>

이규화 2020. 11. 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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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중, 입 구, 어려울 난, 막을 방.

이 경우 중구난방은 수많은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쓰였다.

중구난방은 말의 양면적 성격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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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중, 입 구, 어려울 난, 막을 방. 여러 사람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의미와 많은 사람들이 제각각 의견을 내어 통일된 의견을 내기가 어렵다는 두 가지의 의미로 쓰인다. 남송 말의 증선지(曾先之)가 중국 고대부터 송나라 말까지의 역사를 발췌한 역사서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이야기다. 주나라 여왕(勵王)은 국정을 비방하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내 죽였다. 밀고제도까지 도입해 백성들에게 고자질을 장려했다. 거미줄같이 쳐진 감시망 때문에 백성들은 공포정치에 질려 말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었다.

여왕은 중신 소공(召公)에게 말했다. "내가 정치하는 솜씨를 좀 보시오. 나를 비방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지 않은가." 소공은 이렇게 말했다. "비방을 억지로 막은 것에 불과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개천을 막는 것보다 어렵습니다(防民之口 甚於防川). 물이 불면 언젠가 둑을 무너뜨릴 겁니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인명이 상하게 됩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들이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여왕은 소공의 간곡한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소공이 우려했던 대로 백성들이 마침내 들고 일어났다. 여왕은 달아났고 거기서 죽었다. 다른 전래(傳來)도 있다. 춘추시대 송나라 관리 화원(華元)이 성 쌓는 일의 감독자로 나섰다. 그러나 그가 적국의 포로가 되었다가 풀려난 사람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일꾼들이 그를 비웃고 비난했다. 화원은 '사람들의 입을 막기 어렵다'(衆口難防)며 작업장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경우 중구난방은 수많은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쓰였다.

이처럼 절제되지 않고 무책임하게 내뱉는 말은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간다.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순 없다. 중구난방은 말의 양면적 성격을 경고한다.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는 말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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