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한방건강 바로알기] "손발이 차고 저려요"

2020. 11. 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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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前서울시장애인탁구협회장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손과 발이 시리고 저리는 분들이 많아졌다. A(62)씨도 손과 발이 저려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최근에는 손의 감각까지 둔해져서 지인의 소개를 받고 필자를 찾아왔다. 내원 당시 A씨는 수축기 혈압이 150㎜Hg, 이완기 혈압이 90㎜Hg였으며 평상시 고혈압약과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A씨는 외견상 얼굴이 창백하며 키가 크고 마른 편이었으며 수족 저림 증세와 함께 손발이 차고 하복부도 냉했다. 가슴 부위도 답답하면서 소화도 덜 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많이 찬다고 호소했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난 후에 손발이 더 많이 저린다고 했다. 맥을 짚어보니 부정맥이었고 무력했다.

맥이 약하고 호흡이 얕으면서 양쪽 손발이 저린 증세로 보아 기허로 인하여 손과 발의 말초신경에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하여 나타나는 저림 증세로 보고, 전침시술과 함께 수족 저림증에 쓰는 대표 처방인 만금탕(萬金湯)에 따뜻한 약재인 부자와 기운을 돋워주는 인삼을 배가해서 투약하자 손발 저림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다.

손발 저림은 수족 냉증과 더불어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평상시에 손발이 자주 저리고 이 저림 증세가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도 의심해 봐야 한다.

내원 환자의 저림 증상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몸의 절반, 즉 왼쪽 또는 오른쪽의 한쪽만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뇌의 문제(중풍)에 의한 경우가 많다. 둘째, 한쪽 팔의 저림 증상은 목디스크 질환 가능성이 높고, 한쪽 다리의 저림 증상은 허리의 좌골신경 압박으로 인한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의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한쪽 손만의 저림은 손목 수근관의 통로가 좁아진 수근관 터널 증후군이 대다수다. 넷째, 양쪽 손의 저림과 양쪽 발의 동시 저림은 말초신경의 혈액순환장애인 경우가 많다.

흔히 우리가 걱정하는 중풍과 관련된 저린 증상이 있는 환자는 갑자기 한쪽 편의 손발이 마비되면서 얼굴의 감각이상이나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중풍이 발병하기 전에 나타나는 저림 증세이므로 바로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

동의보감은 손발 저림은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외적 요인으로는 외부의 찬바람이나 찬물을 많이 접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내적 요인으로는 '수족사지(手足四肢)란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 하여 소화기 장기인 비위의 기능이 떨어질 때 혈기가 팔 다리로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서 발병하며, 특히 소화기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손발 저림도 허증과 실증으로 크게 구별하여 치료를 한다. 몸이 약해서 손발이 저린 허증(虛症)인 경우는 보기(補氣·몸의 약한 기운을 도와줌)해주는 치료를, 몸이 견실하면서 비만과 함께 손발이 저린 실증(實症)인 경우는 행기지통(行氣止痛·기혈의 순환을 촉진시켜 통증을 완화시킴)의 방법으로 각각 치료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평상시에 팔과 다리를 차지 않게 하면서 통증을 덜어주는 탕약이나 침, 뜸, 부항을 이용한 침구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디스크 질환으로 손발이 심하게 저릴 경우는 특정 혈(穴) 자리를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밀고 당기거나 마찰을 일으켜 비틀어진 체형을 교정하는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여 치료한다.

말초신경에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하여 나타나는 저린 증상에는 평상시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도 좋다. 특히 누운 상태에서 손발을 하늘로 향한 자세로 흔들어 주면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데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마늘이나 양파, 생강, 부추같은 알리움(allium)속 식물을 꾸준히 먹는 것도 좋다. 체온 상승및 유지 효과가 큰 반신욕과 족욕도 증세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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