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앱 개발자 지원 특단조치".. 더 명분 잃은 구글정책

황병서 2020. 11. 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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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바일 플랫폼 독점력 앞세워 생태계 위협" 비난 여론
구글, 지원 프로그램 내놨지만.. 업계 "생색내기용 카드 불과"
8개 단체, 구글 수수료인하 촉구.. 부당행위 금지 법개정 요구

애플이 전격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수수료를 인상키로 한 구글에 대한 반감도 심화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앱 수수료를 30% 인상키로 한 상황이다.

애플의 조치로 국내 '반 구글'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안드로이드) 독점력을 앞세워

강제적으로 국내 모바일 생태계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 등 유관단체들은 국회에서 논의중인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촉구하고 있다.

◇애플 앱 수수료 전격 인하… 수수료 인상 명분 잃은 구글= 18일(미국 현지시간) 애플이 공개한 중소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의 핵심은 2020년 1월 1일부터 유료·인앱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낮춘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지난해 앱스토어 수수료를 제외한 앱 수익금이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원) 이하인 중소 규모의 사업자나 개발자다. 애플은 중소개발자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앱 생태계를 위한 결정"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례없는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 앱 생태계를 위해, 영세 개발자를 지원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에 나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전 세계 각 국가에서 개발한 180만개의 앱이 거래되고 있다. 이들 앱 중 대다수가 연간 매출 100만달러 미만으로, 상당수의 개발자가 이번 수수료 인하 적용을 받을 전망이다다.

이는 당장 내년부터 수수료 확대를 예고한 구글과 매우 대조적인 행보다. 구글은 내년 1월 20일부터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신생 콘텐츠 업체에 대해서 결제 수수료를 30%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그동안 인기 앱콘텐츠인 게임에서만 30% 수수료율을 받아왔다. 그러나 수수료 인상정책에 따라, 음원과 웹툰 등 다른 콘텐츠 앱에도 이를 확대 적용키로 한 것이다. 구글은 이에 따르는 비난의식을 의식, 국내 앱 및 게임 개발사를 상대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수수료 인상에 따른 반발을 면피하기 위한 '생색내기용' 카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진심으로 국내 앱 개발자들과 업체의 환경을 고려하겠다면, 프로그램이전에 수수료 30% 철회 등을 약속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구글, 앱 수수료 적용대상 100개 뿐?…인터넷업계 "어불성설" 반박= 구글은 수수료 인상정책을 발표하면서, "경쟁자인 애플은 모든 앱콘텐츠에 30% 수수료를 책정해 왔다"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 해 왔다. 특히 자신들이 '인앱결재'와 30% 수수료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피해 규모가 미미할 것이라고 항변해왔다. 실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지난 10월 열린 종합국감에서 "저희 추산으로는 국내 100개 이내 개발사만 영향을 받으며,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같은 해명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실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은 "100개가 아니라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글이 애플 스토어를 제외하고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데 수수료 외에 마케팅 비용, 운영 비용 등을 모두 개발사가 책임지는 구조에서 30% 플랫폼 수수료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구글이 글로벌 시장의 지배력을 남용해 앞으로 수수료를 30% 강제적으로 떼어 간다면 창작자들의 피와 땀이 스민 노력의 대가가 고스란히 아무 기여도 하지 않은 구글에 돌아가게 된다"며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구글 등 글로벌 거대 플랫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렵다"고 우려했다.IT 업계 관계자는 "설사 구글의 말처럼 피해기업이 100개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는 매출액 등을 고려해볼 때 비중은 절대 작지 않을 것"이라 면서 "구글이 100개 기업의 매출액 등도 같이 공개해야 말장난이 아닌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구글도 수수료 인하하라"…'반 구글' 정서 재 확산 = 국감 이후 주춤하던 '반 구글' 정서가 애플의 수수료 인하 발표로 다시 재점화 되고 있다. 당장, 애플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공개되면서, 국내 인터넷 업계가 공개적으로 구글에 수수료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등 8개 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애플의 앱 수수료 인하 정책과 관련해 '인앱결제 강제정책 철회 및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앱 마켓 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성장과 미래가 공정하지 않은 시장에 맡겨져서는 안된다"고 구글을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구글의 수수료 인상이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만큼, 구글의 불공정 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요구했다. 이들 사업자들은 "앱 마켓사업자와 다양한 디지털기업, 창작자, 콘텐츠 플랫폼이 공존하는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회가 앱 마켓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통과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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