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 10명 중 5명 "최근 1년간 사고 경험"
절반 이상 "출퇴근 정해져"
하루 10시간씩 주 6일 근무
[경향신문]
배달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지난 1년간 일터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다수는 배달업을 주업으로 삼았고 하루에 10시간씩 주 6일을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19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전국 6개 지역에서 배달노동자 1628명을 대상으로 계약현황, 노동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대다수 배달노동자는 배달업을 주업으로 삼아 배달대행업체 한 곳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배달노동자는 부업으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고, 여러 곳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산재·고용보험도 제대로 적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84.8%는 배달업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배달만 하고 있다’는 응답 역시 74.4%에 달했다. 또 배달대행업체 한 곳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사람의 비중도 84.8%로 집계됐다.
배달노동자는 형식상 ‘개인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배달대행업체로부터 출퇴근 시간을 통제받거나 업무상 지시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임금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노동관계법은 적용받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으로 고용된 노동자처럼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의 54.7%는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답했고, 79.1%는 ‘배달대행업체나 주문중개 앱(애플리케이션)으로부터 배달과 관련한 업무지시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배달노동자들의 평균 근무일수는 주 5.7일로 주 6일 근무가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노동시간 역시 길었다. 배달하는 데만 하루 평균 9.6시간을 썼고, 콜을 대기하는 시간도 하루 평균 3.3시간이나 됐다. 이렇게 일하고 월평균 256만5000원을 벌었다. 수수료와 세금, 보험료 등을 제하면 실수입은 이보다 낮을 수 있다.
사고 위험 역시 높았다. 배달노동자의 55.3%는 지난 1년 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실태조사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건당 수수료를 받고 있어 일정 수준의 소득을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이 불가피한 구조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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