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해자에게' 또 학폭에 무거운 드라마? 지극히 현실적(종합)

박아름 2020. 11. 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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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또 한 편의 학교 폭력 소재 드라마가 나온다. 그런데 '나의 가해자에게'는 기존 학교 폭력 드라마와는 다르다.

11월19일 오후 2시 KBS 드라마스페셜 2020 '나의 가해자에게'(연출 나수지/극본 강한)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나수지PD를 비롯해 김대건, 문유강, 우다비, 이연 등 신인 배우들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가해자에게’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던 기간제 교사가 과거 자신을 괴롭혔던 학교폭력 가해자를 동료 교사로 맞이하며 겪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다.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는 단막극답게 '나의 가해자에게'에는 대중에게 생소한 신인 배우들이 대거 포진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대건은 학창시절 학교폭력 피해자이자 무진여고 4년차 기간제 교사 송진우 역을, 문유강은 고등학교 시절 송진우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퍼부은 가해자 유성필 역을, 우다비는 무진여고 대표 모범생 박희진 역을, 이연은 무진여고 대표 양아치 이은서 역을 각각 맡았다. 나수지PD는 "우리 드라마는 서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진행되는 드라마인데 배우들이 그 균형을 잘 맞춰준 것 같다. 송진우가 돋보일 수 있게 잘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나의 가해자에게'는 비교적 어두운 분위기에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때문에 배우들이 각자 맡은 캐릭터들을 분석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따랐을 터. 먼저 김대건은 “난 사실 송진우란 역할을 처음 봤을 때 우리 드라마가 학교폭력 드라마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 인간의 신념을 담은 이야기란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연약한 인물인데도 불구, 자기 신념을 위해 묵묵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지점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송진우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진우는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누군가에게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라 생각했다. 조금 더 다른 인물들과 같이 있는 상황들을 미리 예상하지 않고 현장에서 그 현장감을 빨리 직면하려 했던 데 가장 중점을 두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유강은 “가해자인 모습과 시간이 한참 지난 뒤 가해자였던 걸 잊고 살아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가해자로서 어떤 지점을 갖고 표현을 해야 좀 더 진우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을까? 텍스트에도 나와있지만 ‘잊고 살아가야 한다’라는 게 가장 컸다. 사회 안에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17살 때와 성인이 됐을 때 간극을 최대한 넓히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이면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 수 있을까 하는 지점들을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유강은 “단순하게 생각했다. 분명히 잘못됐고 누구를 해해야되는 성필이지만 그때 성필을 이해해야 성필을 연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다비는 “악역이지만 무조건 나쁘게 보여야된단 생각보다도 살아온 배경이 이렇게 만들었으니 당연한 거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이연은 “항상 연기할 때 한 마디를 정해놓고 하긴 한다. 그때 정했던 한 마디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였고, 은서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를 지키려고 하는 행동들인데 그 행동을 보여주는 게 강한 친구라 생각했다. 그래서 누가 봤을 땐 답답하고 철이 없어보일 수 있지만 은서는 은서 나름대로 그때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이 순간들을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참 용감한 친구구나란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회상했다.

그간 학교폭력 소재 드라마는 많았지만 '나의 가해자에게'는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나의 가해자에게'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연은 "은서 역할을 하면서 구렁텅이에서 상황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바라봤을 땐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가만히 이 상황에 있는 것 같지?라고 누군가를 바라볼 수 있지만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상처받지 않으려 버텨내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기보단 응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작품에 임한 자세를 전했다. 우다비는 "희진으로서는 권선징악, 자업자득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평상시에도 그런 생각을 항상 한다. 그리고 작품 전체적으로 보면 진우가 흔들리는 이야기다. 그렇게 흔들리더라도 자기 소신을 지키고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면 그것이 옳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문유강은 "우리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이 사회적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각자의 이면들이 있는 인물들이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잣대와 평가 기준이 있는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 단면적인 기준이 잇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게 과연 맞을까. '그 이면을 알지 못하면서'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 잘 살아가는 사람의 이면이 어떠한지 알 수 없는건데 내 역할도 마찬가지고 인물이 갖고 있는 이면이 매력적이었다. 촬영하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음 좋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대건은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좀 더 이 드라마를 집중해서 보다 보면 난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가질 것 같다. '굉장히 심오하고 무거울 법한 드라마처럼 보이지 않는데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나?'란 생각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봐주시면 많은 것들을 얻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제공했다.

끝으로 나수지PD는 "처음엔 선명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대부분 피해자에 감정 이입을 할 것이다. 선악은 아니지만 구도가 선명하다. 그걸 따라가다보면 당연히 주인공에 감정 이입은 될 거라 생각했다"며 "학교폭력 소재 드라마가 많았지만 왜 했냐면 이 드라마는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선생님이 흔들리는 이야기를 하는거라 보통 학교폭력 드라마랑 관점이 다르다. 좋은 어른이 되려는 사람이 여러가지 상황과 유혹에 흔들릴 수 있고, 그 결정이 우리가 살아가는 것과 닮아있지 않나. 그런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면 성공한 거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갈등이 드라마적으로 돼 있어서 그리 무겁기만 한 내용은 아니다. 편하게 보고 가족들끼리 얘기해볼 수 있는 드라마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학교 내 뼈 아픈 현실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낼 것을 예고한 '나의 가해자에게'. 무엇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 향연이 기대를 모은다. 11월19일 오후 10시40분 방송. (사진=KBS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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