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카톡만" 수능앞둔 고3 가정 '살벌한 풍경'
수능 앞두고 불안한 수험생·학부모 "코로나 걸리면 끝장"
코로나 공포에 수험생 발끊긴 학원가.."작년과 다른 양상"
#.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자녀를 둔 김모씨(50·서울 강남)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보면서 가족회의를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딸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해 무사히 시험을 치르게 하기 위한 묘안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였다. 김씨는 우선 딸과 직접 대화는 안 하고 카카오톡으로만 필요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출퇴근에다 직장에서 외부인과 접촉도 많아 많아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돼 딸에게 옮길 수 있어서다. 수능 날까지 딸에게 호텔방을 잡아주고 가족과 분리시키는 방안까지 고민 중이다.
■ 가족과 대화도 조심…'집콕'하는 수험생
2021학년도 대학수능능력시험(수능)을 2주 앞둔 19일 수험생과 부모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입 준비로 갈 길이 바쁜 와중에 코로나19 확산이라는 변수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100명대 안팎을 유지하던 신규 확진자수는 공교롭게도 수능이 다가오자 300명을 훌쩍 넘겼다. 행여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될 수 있다는 생각에 수험생 가정의 분위기는 살벌하기까지 하다. 일부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를 삼가고 거실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집안 방역'에 힘쓰고 있다.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재수생 박모씨(19)는 "이번 주부터 학원 현장 수업을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고 있다"라며 "올해 두번째 수능인데 코로나19라도 걸리게 되면 돌이킬 수 없지 않나. 부모님도 외출하지 말고 부탁할 거 있으면 말하라고 당부하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수능 특별방역기간을 운영한다. 일선 고교에는 고3 학생들에 대한 원격 수업을 권고했고, 확진자와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시험장을 마련했다. 당초 교육당국의 지침은 수능 일주일 전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것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늘자 일정을 앞당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강의와 화상과외를 찾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수험생이 외출하지 않고, 강사도 방문하지 않아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일부 화상과외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수강생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 화상과외 업체 관계자는 "자기도 학원강사인데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못하겠다며 상담을 요청한 학부모도 있었다"라며 "화상과외는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해서 코로나19 우려가 큰 학부모들이 많이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스터디카페 "수험생 없어요"… 노래방·PC방 '썰렁'
정부는 수능 특별방역기간 동안 수험생이 자주 방문하는 학원과 독서실,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방역점검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학원은 강의실 수용 인원을 줄이기도 했다.
코로나 공포가 덮친 학원가는 수험생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였다. 이날 노량진 학원가에 위치한 스터디카페를 비롯해 노래방, PC방 등에선 수험생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한 스터디 카페에선 책상 위에 입시 서적을 두고 공부하는 수험생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이모씨는 "지난 8월 스터디카페에 대한 운영 중단 명령이 내려진 이후 수험생이 급감했고 이달 들어선 거의 전멸한 수준"이라며 "지난해 이맘 때는 수험생이 제법 있었을 텐데 올해는 학습 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날부터 스터디룸 10개실에 가림막을 설치해 100만원을 지출했지만 이용자는 되려 줄어 손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일부 다중이용시설 관계자들은 정부의 방역대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방역정책이 강화된다고 하지만 정작 어떻게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것이다.
노량진 소재 PC방 아르바이트생인 20대 이모씨는 "기사를 통해 방역조치가 강화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정작 현장은 어제나 오늘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시설에 알아서 방역을 잘하라고 떠넘겨 놓고 안 하면 과태료를 물겠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40대 박모씨는 "면적 4㎡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라는데 코인노래방은 어떻게 운영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라며 "좁은 방에 가림막을 놓을 수도 없고 두명이서 오는 손님은 모두 내쫓으라는 것인가. 지속된 매출타격으로 괴롭기만 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태프 성폭행' 강지환…法 "전 소속사에 35억 지급해야"
- 이윤진 "'밤일'한다는 루머, 억장 무너져…열애설도 가짜"
- 명태균 "김 여사, '남편이 젊은 여자와' 꿈…'대통령 당선' 감축 해몽"
- '조롱 논란' 박수홍♥김다예, 딸 출생신고 철회 "비상사태"
- 피부 검은 '흑인 아기' 낳고 경악한 中여성, 흔한 일이라고? [헬스톡]
- 아파트서 아내 1명, 애인 4명 동시에 中 남성
- 조건만남 절도범…23기 정숙, '나는솔로' 통편집
- '구혜선과 이혼' 안재현 "요즘 노후 걱정 많다"
- ‘칩거’ 2년 3개월 만에 모습 드러낸 안희정…“오랜만에 환하게 웃으셨다”
- "트럼프 당선되면 다음날 S&P500 3% 급등한다"-골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