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충' '전거지'..한국인은 늘 패자의 심리로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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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충(월 소득 200만원)' '삼백충(월 소득 300만원)' '월거지(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전세 사는 거지)'.
사는 지역이나 집 평수로 위계를 구분하고 차별하는 심리와 자조적인 자기 혐오의 심리가 한국사회에 이미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증거다.
심리학자로서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정신건강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온 저자는 오늘날 한국인의 삶이 학대를 피해 미친 듯이 위계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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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00층이 넘는 위계 피라미드 사회
평가불안·자기연출 압박에 시달려
풍요-불안→풍요-화목사회로 바꿔야
책 ‘풍요중독사회’는 끝없는 위계 속에서 불안을 방어하고, 불안으로부터 도망치려다 풍요 중독자가 된 한국인과 우리 사회를 분석한 사회비평서다. 심리학자로서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정신건강을 집중적으로 분석해온 저자는 오늘날 한국인의 삶이 학대를 피해 미친 듯이 위계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넘쳐나는 먹을 것을 극소수가 독차지하는 바람에 남은 사람들끼리 서로 싸우는 ‘풍요-불안사회’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각국 등 소위 ‘자본주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은 21세기 들어 사회 불안이 증폭됐는데, 이는 경제적인 수치뿐 아니라 경제적 차이를 위계화, 계급화하는 사람들의 심리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지적한다.
풍요-불안사회에 사는 한국인들은 경제력에 따라 거주지가 분리되고, 직업도 일자리도 끊임없이 불안정한 유목민 노동자로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과거의 위계 피라미드가 4~5층 정도였다면 오늘날에는 100층이 넘는 위계 피라미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진단하며, 연봉이나 재산뿐만 아니라 지위, 직업, 자가용, 학력, 외모 등 물질을 상징하는 모든 것에 따라 사람의 등급이 매겨진다고 주장한다. 올라갈 계단이 자꾸만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늘 패자의 심리로 살아야 하는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는 것이다.
지위가 낮으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자기 연출에 대한 압박과 평가에 대한 불안은 커져만 간다. 위계를 드러내는 소유물의 중요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전·월세에 살고 라면만 먹더라도 수입차를 타는 이들이 많아졌다. 평가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사회가 낳은 풍요에 대한 병적인 집착은 풍요중독과 불안 가중의 고리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책은 경고한다.
책은 풍요-불안사회를 벗어나 물질과 정신건강이 대등하게 보장된 ‘풍요-화목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책이 이상적인 국가 모델로 제시하는 풍요-화목사회에 가장 근접한 것은 스웨덴, 덴마크 같은 일부 북유럽 국가들이다. 이들처럼 한국 사회의 극단적인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면 한국인을 절벽 끝으로 몰고 가는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책은 전망한다. 1만6,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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