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에 발목 잡힌 NC, 두산이 수비로 잡았다

이용균·최희진·하경헌 기자 2020. 11. 1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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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2차전, 두산 1패 뒤 1승

[경향신문]

두산 김재호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NC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으로 활약해 팀 승리를 이끈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이석우 기자
NC, ‘더블 아웃’만 다섯번 나와
두산, 탄탄한 외야 수비로 ‘한몫’
타순 조정으로 6번 된 김재호
홈런·적시타로 2차전 MVP에

두산이 NC의 질긴 추격을 간신히 뿌리치고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NC는 5번의 더블 아웃이 나오는 불운에 시달렸다.

두산이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4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기록했다. 두산과 NC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3차전을 치른다.

■결정적 순간=외야 수비의 힘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은 외야가 잠실구장 다음으로 넓다. 넓은 공간을 커버하는 외야진 수비 능력이 중요해진다. 두산의 외야가 조금 더 강했다.

두산이 3-1로 앞선 4회말 NC는 안타와 볼넷, 사구를 묶어 1사 만루를 만들었다. 1차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때린 알테어는 우익수 위로 커다란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정수빈이 3루로 송구하라는 사인을 보낼 정도로 큰 타구였지만 두산 우익수 박건우가 홈으로 온몸을 던지며 강한 송구를 날렸다.

송구는 적당한 높이에서 원바운드로 정확하게 포수 박세혁을 향했고, 3루주자 양의지가 홈에서 잡혔다. 흐름이 바뀌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반면 NC 외야는 8회초 추가 진루를 막지 못해 쐐기점을 내줬다. 8회초 무사 1루 김재환의 깊숙한 타구를 좌익수 권희동이 잡자마자 1루 대주자 이유찬이 2루로 뛰었다. 왼손 엄지를 다치면서까지 힘찬 슬라이딩으로 세이프가 됐고, 2사 2루에서 김재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은 7회 노진혁의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며 잡았다.

NC로서는 1회, 2회, 4회, 5회, 6회 등 다섯 번이나 더블 아웃이 나올 정도로 불운에 막혔다. 1회와 5회 풀카운트 자동 런 앤드 히트 상황에서 2번 이명기가 때린 타구가 야수 정면을 향했고, 2회 1사 만루에서는 강진성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정면이었다.

6회 1사 2루에서는 박석민의 강습타구가 두산 선발 플렉센의 다리를 맞고 굴절되며 1루수 오재일에게 잡혀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가는 진기한 장면도 나왔다. NC는 9회말 두산 마무리 이영하를 두드리며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1사 1·2루에서 멈췄다.

■수훈갑=두산 김재호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차전에서 타순을 대폭 조정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호세 페르난데스를 7번으로, 오재일을 8번으로 내리고 김재호를 6번으로 끌어올렸다. 6번 김재호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 선취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2020 가을야구 8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올린 팀이 이겼고 9번째 경기인 이날도 공식은 바뀌지 않았다. 김재호는 2-1이던 4회 NC 선발 구창모의 초구(141㎞)를 때려 좌월 홈런을 만들었고, 8회 2사 2루에서도 우전 쐐기 적시타를 더했다.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올린 김재호는 2차전 MVP에 뽑혔다.

■수훈을=두산 김민규

9회 등판한 두산 우완 마무리 이영하가 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4안타 1볼넷으로 무너졌다. 5-4로 추격당한 1사 1·2루,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4차전의 영웅 김민규가 두산을 구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한 김민규는 박민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명기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승리를 지켰다.

■기록실

김재호가 4회 터뜨린 홈런은 김재호의 포스트시즌 78경기 만에 나온 개인 통산 첫 홈런이었다. 페르난데스의 9회 쐐기 홈런은 포스트시즌 통산 2호, 한국시리즈 1호다. NC 양의지는 9회말 스카이돔 천장을 맞는 타구를 때렸다. 노란 선 안쪽에 맞아 로컬 룰에 따라 2루타로 판정됐다.

■고척(두산 1승1패)

두산 020100011|5

NC 010000003|4

승 플렉센 세 김민규 패 구창모 홈 김재호①(4회1점) 페르난데스①(9회1점·두산)

“제구력에 믿음 가 김민규 선택”

■승장 김태형 두산 감독=시리즈 전적 1승1패로 원점이 됐다. 3차전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오재일이 2안타를 치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재일이 쳐주는 게 팀에 좋다. 오재일은 자신감을 찾았는데 김재환이 안타를 못 치고 있다. 오늘 중요한 상황에서 운이라면 운이고, 위기를 많이 넘겼다. 직선타가 야수들에게 많이 잡혀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4회 1사 만루에서 나온 박건우의 홈 보살은 좋은 승부였다. 마무리 이영하는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하고 있다. 카운트가 몰리니까 어쩔 수 없이 승부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마무리 투수인 이영하 뒤에 항상 다른 투수가 대기하고 있다. 오늘은 이영하 뒤에 붙일 투수로 김민규와 홍건희 둘 중 하나를 생각했다. 김민규는 제구력에 믿음이 가서 9회에 선택했다. 막기 쉽지 않았는데 잘 막아줬다.

“9회 공격력, 3차전 연결되기를”

■패장 이동욱 NC 감독=선발투수 구창모가 1·2회 제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점차 안정감을 찾으면서 잘 던져 만족하고 있다. 2이닝 넘어가면서 본인의 투구를 찾았고 볼배합과 수싸움이 좋아졌다. 타자들이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에 대해 많이 준비하고 분석했지만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것은 선수들이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타격 타이밍은 좋았고 타격감을 찾은 것도 만족스럽다. 선수들이 9회까지 집중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9회 공격력이 3차전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

이용균·최희진·하경헌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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