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후보 추천 무산..여당, 법 개정 추진

조형국·박순봉 기자 2020. 11. 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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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위 3차 회의..'6인 이상 동의' 후보 안 나와 사실상 종료
민주당 "연내 반드시 출범"..주호영 "깡패짓" 전면전 예고

[경향신문]

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추천위 3차 회의 개시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영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18일 3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 추천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활동을 사실상 종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으로 야당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법 개정 저지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정기국회 전면전을 예고했다.

추천위는 이날 국회에서 3차 회의를 열고 예비후보 10명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 2명의 선출에 들어갔지만 의견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위원 7명은 3차례 표결했으나 추천위 의결기준인 ‘위원 6인 이상’의 동의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 첫번째 기명 표결에서는 의결이 불발됐다. 두번째 표결에서 득표한 후보 4명을 추려 세번째 표결을 했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대한변호사협회 추천)과 전현정 변호사(법무부 추천)가 각각 5표씩을 얻었지만 야당 추천위원 2표가 누락돼 ‘6인 이상 동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3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추천위는 보도자료에서 “야당 추천위원 2인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하였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은 회의 뒤 “추천위가 유해한 위원회가 될 것 같아 속행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국회에서 최종 결정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추천위가 끝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규정상 국회의장 또는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청 등으로 추천위가 소집될 수 있지만 추천위 스스로 ‘종료’를 공식화한 이상 재개 여부는 불확실해졌다.

추천위의 공수처장 후보 추천이 불발되면서 향후 공수처를 둘러싼 여야 간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그간 공언해온 대로 공수처법 개정을 통한 연내 공수처 출범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법을 개정해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소위원회 합의’ 관행 등을 구실로 지연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여당의 법 개정 방침에 “그런 깡패짓이 어딨느냐”며 “공수처가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기관이 된다고 할 때 야당 추천권이 보장돼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얼마나 강조했나”라고 비판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추천위 자진 해체는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하는 법치 파괴 행위”라며 “추천위원들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후안무치한 법치 파괴에 동조하는 것을 중단하고 논의를 속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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