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변곡점서 찾은 제주..그림 그리고, 영화 찍다
거친 잡초 넝쿨·바람 그리고
수십조각으로 구성된 풍경화
작업과정 영화로 제작해 눈길
무엇을 그릴 것인지 고민하던 그는 제주도 검질(잡초 넝쿨의 제주 방언)에서 그림 인생의 변곡점을 발견했다. 자유분방하게 뻗어나가 척박한 현무암을 뒤덮은 검질은 그의 손끝 감각에 와닿았다. 붓 대신 손가락과 면봉으로 그리는 작가는 "나무에 여러층이 섞여 있는 덩쿨은 오랫동안 추구한 질감이었다. 50세가 되니 그림에 복잡한 감정을 담게 되고 검질이 좋은 소재가 됐다"고 말했다.
상상에 의존해 그림을 그렸던 작가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직접 보고 느낀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온몸을 모기에 물어뜯기며 이름 모를 수풀 속을 뒤지고, 특수 제작한 이젤을 들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여명과 낙조의 감동을 화면에 꾹꾹 눌러담았다.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그려 감정이 더 뜨겁게 드러난다.
지난 16일 전시작들을 둘러본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생대회 이후 한 번도 밖에서 그린 적이 없다. 막상 나가보니 방향을 잃은 사람처럼 막막하더라. 그래도 제주에 먼저 정착한 민병훈(51)감독과 대화를 하면서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10여년 인연을 이어온 예술동지인 민 감독은 그가 제주에서 작업하는 과정을 담아 영화 '팬텀'를 찍었고 내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김 작가가 아내와 사별한 화가로 등장해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섞인다.
김 작가는 "어떤 형식 작품으로 사물을 드러내야 하는지 고민이 깊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보면 음습한 검질을 조각 그림으로 표현했다. 조각을 재배치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 대표는 "소장자와 작가의 만남, 소장자들 끼리 그림 교환, 작가의 드로잉 수업 등으로 김남표 '팬클럽'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12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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