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백지화에 논란 이어지는데..靑 신중 기조 언제까지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2020. 11. 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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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가덕도 신공항 추진 위한 특별법 제정 여론전..靑은 별다른 입장 안내
靑 내부선 가덕도 신공항에 공감하는 목소리 적지 않아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추진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국책사업인 김해신공항 추진이 사실상 번복돼 ‘정치 논리’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벌써부터 가덕도 신공항을 요구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과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대구·경북 지역간 갈등도 달아오르고 있어서다.

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검증위는 지난 17일 김해신공항 추진에 대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김해신공항 건설을 추진할 경우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 확보를 위해 신설활주로 방향에 있는 장애물인 오봉산과 임호산, 경운산 등을 원칙적으로 깎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관계행정기관인 부산시와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을 요구하고 있는 부산시는 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김해신공항 건설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검증위는 "산악장애물 존치를 전제로 수립된 국토부의 기본계획(안)은 법의 취지에 위배돼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검증위는 또 김해신공항 추진시 사용가능 부지가 대부분 소진돼 향후 활주로 수요가 추가로 요구돼도 확장이 불가능하는 등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검증위 발표로 사실상 김해신공항은 백지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정부는 일단 검증위 검증결과에 따라 후속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 김해신공항 계획을 보완하는 방안도 살아있긴 하지만, 부산시의 반대가 강한 만큼 사실상 새로운 신공항 후보지를 물색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선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요구하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6월9일 지역 당원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부산시 신공항 추진단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는 모슴. 2016.6.9/뉴스1 © News1 박기범 기자

당장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특별법을 제정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며 여론전을 펴는 등 발벗고 나선 상태다.

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의 여야 공동발의와 국민의힘 당론화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2030년 부산 세계등록엑스포 유치의 필수조건인 국제관문공항의 조기 착공을 서둘러야 한다"며 "적정성 검토를 위한 용역비를 편성하는 것만으로는 속도가 날 수 없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종합적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역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라면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기간을 줄일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백지화될 경우 기존 절차대로 원점 재검토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타당성 조사에서부터 입지 후보지 선정 등의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다만,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법에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까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지난 2016년에 내려졌던 결론이 뒤집혔다는 비판 여론과 대구·경북 지역의 반발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부·울·경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선거용이라면 대선에서 쓰지, 임기 1년짜리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 어마어마한 카드를 쓰겠냐"면서 "특정 지역 지자체와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자신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합의해준 적이 없다'거나 '영남권 5개 시도가 재합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사실관계나 이치에도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주장"이라고 반론을 폈다.

청와대는 여전히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는 검증위 결과 발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전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관계부처장관회의 직후 내놓은 입장이 정부의 공식입장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아직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등 관계부처가 후속조치 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후속조치 계획이 마련된 이후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선 가덕도 신공항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동남권 신공항은 관문공항으로서 24시간 운항이 가능해야 하며, 부산신항 등과 물류 연계를 위해선 가덕도 신공항이 최적의 입지라는 점에서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도 이런 논리를 펴고 있다.

청와대 일부에선 과거 호남선 KTX 추진 당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낮은 사업으로 평가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렸던 전례도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논란이 지속될 경우 문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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