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윙·퍼팅' 갖춘 톱골퍼 전성시대

오태식 2020. 11. 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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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초슬로 백스윙 덕에
강력한 파워·정확성 겸비
토머스 껑충 타법도 거리 늘려
존슨 퍼팅 변화 덕 '그린 강자'로
퍼팅 어드레스 전 왼손으로 오른팔을 잡아 정렬하는 더스틴 존슨. [사진 제공 = 골프닷컴]
요즘 프로골프 세계는 '상식 파괴의 시대'다. 그들의 스윙이나 퍼팅 스타일을 보면 마치 주말골퍼의 세계를 보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의 파괴적 스윙이나 퍼팅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거리를 늘리거나 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인 것이다. 워낙 특이하다 보니 주말골퍼들이 따라 하기 힘든 동작이 대부분이다.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임성재(22·CJ대한통운)의 스윙 트레이드 마크는 '초슬로 백스윙'이다. 임성재의 백스윙이 원래부터 그렇게 느린 것은 아니었다. 3년 전쯤 임성재는 강력한 다운스윙을 만들기 위해 백스윙 속도에 변화를 줬다. 백스윙을 두 배 정도 느리게 하는 식으로 바꾼 것이다. 물론 힘을 축적하기 위한 예비 동작이다. 그러다 보니 백스윙과 다운스윙 간 속도 차이가 엄청나다. 백스윙이 거북이라면 다운스윙은 날갯짓을 1초에 19~90번 한다는 벌새 같다. 이런 동작은 사실 같이 라운드하는 상대의 스윙 타이밍을 빼앗을 수도 있다. 임성재가 스윙할 때는 누구도 그를 쳐다보지 않으려 한다.

마스터스에서 400야드 장타로 오거스타 내셔널을 초토화해보겠다는 장담을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최고 화제를 모으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스윙도 왠지 어색해 보인다. 팔을 쭉 뻗고 하는 어드레스가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디섐보가 강조하는 물리학적 이론은 그의 스윙에도 접목됐다. 팔을 구부리는 것보다 쭉 뻗는 게 스윙 아크를 크게 하고 늘 정확한 궤도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퍼팅할 때 오른팔을 쭉 펴고 퍼터 샤프트를 붙여서 스트로크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오른 다리를 먼저 움찔 움직인 뒤 왼 무릎을 극단적으로 굽혀 백스윙하는 매슈 울프(미국)의 트위스트 스윙은 흉내 내기조차 힘들다. 울프의 스윙도 자세히 뜯어보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요소가 다양하게 숨어 있다. 무릎을 과도하게 굽히는 것은 물론 발뒤꿈치를 완연하게 떼었다가 다시 강하게 누르면서 임팩트하는 동작이 모두 강력한 파워를 내기 위한 것이다. 왼발과 왼쪽 다리를 지렛대 삼아 엉덩이 부분을 급격하게 회전하면서 강한 임팩트와 스윙으로 연결하고 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껑충 타법은 또 어떤가. 그는 거리를 늘리기 위한 이 동작으로 2015년 골프다이제스트가 '몸무게 1파운드(0.45㎏)당 드라이버샷 거리' 순위를 매겼을 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는 마스터스를 결산하면서 몇 가지 독특한 퍼팅 스타일을 하는 선수들을 소개했다. 왼팔을 고정하는 선수들 중에는 디섐보를 비롯해 63세 나이로 마스터스에서 맹활약한 베른하르트 랑거, 맷 쿠처 등이 있다. 퍼팅 때 눈을 감는 세르히오 가르시아, 짧은 퍼팅 때 홀을 보면서 하는 조던 스피스도 독특한 스윙을 하는 선수들로 구분됐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닷컴은 더스틴 존슨(미국)이 최근 퍼팅 스타일에 작은 변화를 준 덕에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존슨은 퍼팅 어드레스에 들어가면서 왼손으로 오른팔을 잡는다. 아주 미묘한 동작이지만 그가 최근 퍼팅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데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종전에는 오른쪽 팔꿈치가 몸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왼쪽으로 당기는 실수가 자주 나왔다. 하지만 이 작은 동작 변화로 팔을 몸에 고정할 수 있었고 퍼팅 실수가 줄어들면서 그린 위 강자로 거듭났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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