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 달 남기고 겨우 '마수걸이 수주'한 컨테이너선.. "운임 이렇게 오르는데, 내년은 다르다"

정민하 기자 2020. 11. 1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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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올해를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가까스로 컨테이너선 첫 수주에 성공했다. 이제서야 겨우 첫 수주에 성공했지만, 최근 미주는 물론 동남아 노선까지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면서 내년에는 컨테이너선 발주가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해운회사들이 호황기 때 발주해놓은 컨테이너선은 골칫거리 취급을 받았다. 막상 컨테이너선을 인수받을 시점엔 침체기에 빠져 배를 운항하면 할수록 손해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환경규제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기존 노후 선박을 처분하느라 바쁜 시절도 보내야 했다.

컨테이너선이 지난 13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 신항 HMM(옛 현대상선) 컨테이너터미널에서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초 확산한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발주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만20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는 올해 1~10월 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159만CGT)보다 58% 급감했다. 선가 추이를 알 수 있는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지수 역시 올해 들어 4.0%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미주 노선을 시작으로 운임이 오르면서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각 노선의 단기(spot) 운임을 지수화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1월 둘째 주(13일) 기준 1857.33으로,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일에도 SCFI는 연초에 비해 62.8% 급등한 1664.56였는데, 한 주 만에 11.6% 오르며 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미주 노선에 이어 동남아 노선 운임까지 오르면서 SCFI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아시아~미국 서안 노선의 운임은 6일 기준 FEU(12m 컨테이너 1개)당 3871달러다. 지난 9월부터 두 달 넘게 사상 최고치인 3850달러 안팎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동남아 노선 운임도 13일 기준 1TEU당 728달러로 53.3%(253달러) 급등했다. 지난달 9일 135달러에서 한 달 사이 5배 가까이 뛰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올 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물동량까지 뛰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재고 비축 현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성수기가 겹치면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9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은 1472만TEU로 지난해 9월보다 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평양 항로는 31% 늘어난 216만TEU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배가 부족한 선박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활동하지 않는 계류 선박은 연초 127만TEU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월 272만TEU로 늘었다가 3분기 물동량 증가와 함께 8월 초 120만TEU로 감소했다.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나를 선박이 부족해 HMM(옛 현대상선(011200))은 지난 8월부터 지난달까지 4척의 컨테이너선을 미주 노선에 긴급 투입했고, SM상선도 다음 달 컨테이너선 1척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세안 10개국과 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 나라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지난 15일 출범한 가운데 지난 16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등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신규 발주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고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7226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10년 전과 같은 슈퍼사이클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엔 올해보다 발주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예상 규모는 올해 예상 발주량(585척)보다 30% 이상 증가한 773척 수준이다. 물류 대란 여파로 특히 컨테이너선(109척→187척)과 벌크선(185척→250척)의 발주가 많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환경도 나쁘지는 않다. 다자 무역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이든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체결되기도 했다.

다만 내년에도 물동량 증가세가 유지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 9일 주간물류동향을 통해 "현재의 (선박) 수요 급증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상이 발표됐다"며 "경제성장률 하락에 역행하는 수요 증가는 한계가 있고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는 이상 수요 증가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 수주에서 선주가 계약 서명 후 석 달 내 최대 2척에 대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한 것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총 6척 중 4척은 확실히 발주하겠지만, 나머지 2척은 컨테이너선 운임 시장 상황을 보겠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글로벌 선사들의 시장지배력이 커진 만큼 운임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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