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무소유 가능"..혜민 스님, 예견된 논란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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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는 아쉬운 소리를 하게 만든다'는 혜민 스님의 예견된 논란이었을까.
건물주, 단독주택, 시세 차익 등의 논란에 휩싸인 혜민 스님이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공부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당 글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지만 혜민 스님의 대중적 인기와 지지층의 목소리에 가려져 별 탈 없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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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무소유는 아쉬운 소리를 하게 만든다'는 혜민 스님의 예견된 논란이었을까. 건물주, 단독주택, 시세 차익 등의 논란에 휩싸인 혜민 스님이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공부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은 지난 7일 방송된 한 예능에서 촉발됐다. 혜민스님은 이 예능에서 남산타워가 한 눈에 보이는 서울의 한 단독주택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사찰에 거주하는 스님들과 달리 저택을 소유한 모습이었다. 2층으로 구성된 화려한 주택이 낯설게 보인 것일까.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제기된 현각 스님의 비판도 논란을 부추겼다. 한국 조계종을 비판하며 한국 불교계를 떠난 현각 스님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혜민 스님은)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뿐이야. 부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기생충"이라며 "진정한 참선한 경험이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글을 남겼다.
해당 글이 삽시간에 퍼지자 그간 혜민 스님을 향해 조심스럽게 제기된 비판의 목소리들은 점점 커지며 날이 서기 시작했다. 과거 한 건물을 불교 단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세차익을 남긴 점, 외제차를 소유했다는 등의 소문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것이다.
물론 혜민 스님을 향한 비판들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대중에게 알려진 논란 중 하나는 '무소유'와 관련된 발언이다. 수 억원대의 인세 수입을 올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혜민 스님은 지난 2011년 자신의 SNS에 “법정 스님께서 무소유가 가능하셨던 것은 책 인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글을 남겨 구설에 올랐다.
"신도나 주지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해도 살 수 있어야, 어느 정도 베풀 능력이 되어야 아이러니하게도 무소유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해당 글은 당시에도 논란이 됐지만 혜민 스님의 대중적 인기와 지지층의 목소리에 가려져 별 탈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이번 단독주택 공개로 그간 숨겨진 논란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급기야 활동을 중단 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혜민 스님은 지난 15일 오후 SNS를 통해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혜민 스님은 불교 신자들을 넘어 물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몇 안되는 승려 중 하나였다. 집필하는 책 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물론 SNS와 유튜브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대중과 만나왔고, 그 만큼 사랑 받았다.
하지만 지나친 노출은 독이 됐다. 속세와의 거리두기는 커녕 서민들의 삶 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혜민 스님의 정체성은 종교인 보다 스타에 더 가까워 보인다. 명분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그의 말은 부처의 가르침과 거리가 있어 보였고, 신뢰성은 전과 같지 않다.
신념이 현실화 된 것일까. 대중의 사랑(有)이 있어 명성과 부를 쌓고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을 수 있었던 혜민 스님은 그의 말처럼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의 외면(無)으로 신뢰를 잃었고 아쉬운 소리를 하며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혜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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