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연설'로 안 통했나?..'채찍' 든 김정은, 당 비리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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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만을 지적하고 당 내부 비리 행위를 호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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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만을 지적하고 당 내부 비리 행위를 호되게 비판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당 기강 다잡기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16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 7기 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은 25일 만이다. 지난 달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눈물 연설' 이후 인민군 열사능원 참배 등으로 광폭 행보를 보여줬지만 미국 대선 전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전파 상황과 국가방역실태를 점검했다. 특히 각급 도당 위원장과 비상 방역 담당자들이 화상으로 회의를 방청해 각 지역 단위 세부 방역 대책 점검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는데 대비해 초긴장 상태를 계속 견지해 완벽한 봉쇄 장벽을 구축하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 비리 문제도 공론화해 질책했다. 신문은 "평양의대 당위원회에 엄중한 범죄행위가 있었다"며 "반사회주의적 행위들을 뿌리 뽑기 위한 전당적인 투쟁을 더욱 강도 높이 벌여야 한다고 지적됐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평양의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전하지 않았지만 사법 검찰기관의 수장인 중앙검찰소장이 해당 회의를 방청한 것으로 보아 중대한 사안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이 '법적 통제를 강화하지 않고 범죄를 비호하고 묵인했다'고 표현한 만큼 평양의대 간부진이 코로나19 방역 물품이나 관련 지원금을 조직적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정치국 회의를 열어 내부 비리를 공론화한 것은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보인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평양에서 대규모 비리가 발생할 만큼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뜻"이라며 "김 위원장은 열병식 '눈물 연설'로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내년 초 8차 당대회를 열 때까지 내부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강한 지도자'로 돌아가 당에 채찍을 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2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도 김일성고급당학교 부정부패 관련자를 공개해임하며 당 기강 확립에 나선 바 있다.
북한은 이날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침묵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당선인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이달 8일 이후 9일째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통상 미 대선 2~4일 이후 결과를 보도했던 전례와 비교하면 긴 침묵이다. 다만 2000년 재검표 끝에 당선이 확정됐던 조지 부시 대통령 사례의 경우 엘 고어 민주당 후보가 패배 선언을 한 후 북한이 관련 보도를 했던 만큼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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