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어려운 이방카 부부, '풍운의 꿈' 품고 플로리다로?

이정애 2020. 11. 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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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패배뒤 '백악관 파워 커플' 행보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뒤 오른쪽)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뒤 왼쪽)이 지난 9월22일 펜실베이니아주 문타운십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자녀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문타운십/A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비난하는 내용의 광고가 걸렸다. 활짝 웃고 있는 이방카의 사진 옆엔 미국과 뉴욕의 코로나19 사망자 숫자와 함께 주검을 담은 자루 사진이 실렸다. 쿠슈너의 사진 옆에는 “(뉴요커들은) 고통받게 될 것이다. 그건 그들의 문제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이들 부부를 비판한 이 광고는 ‘반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보수단체 ‘링컨 프로젝트’가 게시한 것이다.

<시엔엔>(CNN) 방송은 15일 이 광고가 트럼프의 대선 패배 이후 ‘백악관의 파워 커플’로 통했던 두 사람이 자신들의 본거지 뉴욕에서 맞게 될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트럼프 재임기 쌓인 불만 탓에 두 사람이 뉴욕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 할 것이란 얘기다. 뉴욕 사교계 인사로, 과거 이방카 부부와 어울리기도 했던 작가 질 카그먼은 “(트럼프는) 뉴욕을 정말 끔찍하고 분열적으로 대했다”며 “이곳의 누구도 그 점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대선 패배 이후 이방카 부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백악관 실세로 각종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두 사람이 워싱턴 생활을 청산한 뒤 어디로 돌아갈지부터가 관심의 대상이다.

일단 워싱턴에 그대로 머물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아는 사람이라곤 정계 인사들 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전화 걸어오는 사람 하나 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인 만큼 머물 이유가 없다는 게 공화당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국 ‘반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보수단체 ‘링컨 프로젝트’는 지난달,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하다며 이방카 부부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대형 광고를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걸었다. 링컨 프로젝트 트위터 갈무리

이방카 부부는 트럼프 당선 전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거주하며 이곳 사교계 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해왔다. 이곳엔 여전히 그들의 집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재임기 비우호적 분위기가 심화된 탓일까. 백악관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맨해튼 집은 그대로 둔 채, 뉴저지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시엔엔> 방송에 전했다.

아예 플로리다 팜비치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방카 부부와 일하는 2명의 관계자들은 이번 대선 기간 동안 이방카가 몇 달 새 5번 이상이나 플로리다를 방문하며, 이 지역 공화당 인사들과 교분을 쌓은 만큼 이곳으로 터전을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껄끄러워진 뉴욕을 피하면서, 향후 정치 활동 기반을 쌓을 곳으로도 제 격이라는 것이다. 다만, 플로리다로 가더라도 마라라고 쪽으로 가진 않을 듯 하다고 한다. 마라라고는 영부인 멜라니아가 선호하는 곳, 이방카와 멜라니아가 앙숙 관계인 만큼 그곳 만큼은 피할 것이란 얘기다.

여러 후보 가운데서 향후 그들의 주거지 선택 기준이 되는 건, 앞으로 이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달려있다는 말도 나온다. 두 사람은 모두 백악관 입성 전 가업과 함께 개인 사업을 운영해오다, 백악관 입성 뒤에는 활발한 정치 행보를 보여왔다. 가업으로 복귀할 경우, 사업 기반이 있는 맨해튼 쪽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치 행보를 꿰한다면 다른 곳을 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쿠슈너의 부친은 아들이 부동산 회사 ‘쿠슈너 컴퍼니’로 복귀해 최근 몇 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지도자들과 맺은 인연을 활용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중동평협상은 물론 형사사법개혁 등 정책 다방면에 관여해왔던 쿠슈너에겐 여러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게 백악관 관계자의 얘기다.

이방카의 경우, 트럼프 재단 일 외에도 자신의 이름을 딴 의류브랜드 사업 등을 진행해왔는데 이번 대선을 맞아 8월부터 여러 개 주를 오가며 38개의 행사 및 9개의 모금 활동을 펼치며 3500만달러(388억원)의 선거 자금을 모금하는 등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몇몇 이들은 최근 이방카가 향후 정계에 직접 진출하는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대선 이후, 소송 강행 등 대선 불복 남자 형제들과는 달리 이방카가 미온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시엔엔> 방송은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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