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다리 외계인' 같은 너는 누구냐

이정호 기자 2020. 11. 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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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안서 베일에 싸인 심해 생물
'빅핀 오징어' 집단 서식지 발견

[경향신문]

최근 호주 연구진이 촬영에 성공한 심해 생물 ‘빅핀 오징어(Bigfin squid)’. 몸통보다 훨씬 긴 촉수를 가졌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제공

호주 연안에서 신비의 심해 생물인 ‘빅핀 오징어(Bigfin squid)’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되는 수역이 확인됐다. 빅핀 오징어는 무엇을 먹고, 어떤 환경에서 번식하는지 규명된 적이 거의 없어 이번 발견에 과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호주 연구진은 호주 남부 그레이트오스트레일리아만에 인접한 해저에서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발견된 빅핀 오징어 5마리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최신호에 게재했다.

빅핀 오징어는 1907년 포르투갈 인근 바다에서 처음 발견됐다. 두번째 발견은 81년 뒤인 브라질 해역에서다. 지금까지 발견된 개체 수는 총 12마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번에 5마리가 그레이트오스트레일리아만 근처 수역에서 집단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빅핀 오징어 한두 마리가 수중 카메라 앞에 여러 번 모습을 드러냈을 가능성도 조사했지만, 모두 다른 개체라는 사실을 장기간의 조사 끝에 밝혀냈다.

빅핀 오징어들이 다수 발견된 물속에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주로 부드러운 퇴적물이 깔려 있고, 경사도는 낮은 곳이었다. 조사 결과 해당 지형에선 먹이가 많이 분포하고 생물 다양성도 높았다. 빅핀 오징어의 서식 환경과 관련한 특징이 일부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해저 946~3258m를 수중 관측장비로 훑듯이 조사했는데, 이 가운데 몸길이가 측정된 한 개체의 몸통 길이는 15㎝였고 촉수는 1.8m에 달했다. 손바닥만 한 몸통에 성인 키만 한 촉수가 붙어 있는 기이한 형상이다. 과학계에선 빅핀 오징어가 최대 7m까지 자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버라 오스터해이지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 연구원은 미국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를 통해 “5마리가 같은 수역에서 발견된 건 생존이나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뜻일 수 있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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