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판 실리콘밸리 마곡지구, 땅 기운과 찰떡 궁합 [안영배의 도시와 풍수]

미니 신도시급에 해당하는 마곡지구는 단순히 생활 거주지를 제공하는 택지지구로만 계획된 게 아니다. 지구내 조성된 마곡산업단지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첨단 연구개발(R&D) 단지가 들어서 있다. LG, 롯데, 이랜드, S-Oil, 넥센, 코오롱, 대웅제약 등 민간 기업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2022년까지 모두 150여 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평지돌출 형 명당 마곡산업단지

역사적으로 마곡지구는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았던 곳이다. 산업단지가 들어선 마곡동(麻谷洞)은 한자 이름 그대로 삼을 많이 심은 골짜기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정도다. 이 일대에서 그나마 사람이 모여 소도시(양천현)를 이룬 곳은 마곡지구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진 궁산(74.6m) 아랫자락의 평지였다. 이곳에는 지금도 조선시대 양천현 현령이 머물던 관아 터, 지방 공립학교인 향교, 공무를 수행하는 관리들이 묵던 객사 등의 자취가 남아 있다.

그러던 땅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최첨단 스마트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풍수의 지기쇠왕설(地氣衰旺說)에 따라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닿으면서 지기가 왕(旺)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마곡지구는 지형과 지세를 살펴 명당 여부를 판별하는 전통풍수적 시각에서 볼 때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렵다.

그런데 마곡산업단지를 동서남북으로 둘러싸고 있는 네 개 산을 동서축(검덕산-개화산)과 남북축(수명산-궁산)으로 선을 그어보면 교차해 만나는 지점이 있다. 바로 LG 계열 연구소들이 입주한 ‘LG사이언스파크’와 ‘코오롱 one&only타워’가 들어선 곳이다. 이 지점은 위치상 4개 산의 중심점인데, 이곳을 중심으로 지기가 자기장처럼 넓게 펼쳐져 있다. 바로 이 기운이 마곡산업단지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본다.
연구와 예술에 좋은 터
마곡산업단지의 지기는 어떤 속성이 강할까. 풍수에서는 기를 크게 5가지로 분류한다. 산을 그 생김새에 따라 목형산·화형산·토형산·금형산·수형산 등 오행(五行) 산으로 분류하거나 땅의 기운을 오행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이런 분류법에 따르면 마곡산업단지의 땅 기운은 ‘목기(木氣)’와 ‘화기(火氣)’가 강한 터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목기는 교육, 연구, 성장 등에 유리한 기운이고, 화기는 예술, 문화, 창조 활동에 도움이 되는 기운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마곡산업단지는 기업체 연구소가 들어서면 큰 연구 업적을 낼 수 있고, 창의성을 펼치는 공간으로서도 딱 들어맞는 터라고 할 수 있다.


마곡단지에 아쉬운 점은 있다. 주변 산이 낮다보니 한강 변의 바람을 막아주는 장치가 없다. 뒷 배경이 부족하다보니 등받이 없는 의자처럼 안정감을 기대하기 힘들고, 특히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지 못해 황량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마곡지구 인근의 김포국제공항은 비행기의 잦은 이착륙으로 인해 주변에 불편감을 줄 수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거리 곳곳에 나무 숲 같은 방풍림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마곡지구는 이런 약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 만큼 미래적 가치가 크다. 육해공의 교통길이 뚫려 있는 이곳은 기업의 성장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상전벽해가 된 마곡 땅은 지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모범적 사례라는 점에서 마곡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안영배 논설위원oj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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