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세력 게릴라전에 당하는 선진국 전력.. '첨단무기의 역설' [디펜스 포커스]
이라크·아프간·소말리아 등지서
값싼 소총 지닌 '전사'들에 곤욕
현지 지형 잘 알고 전투 의지 높아
군 감축·과학화 장비 서두르는 韓
전력화 10년 소요.. 만능주의 경계
새 전쟁 양상 유연하게 대처해야
그런데 갑자기 지상에서 수천발의 총탄이 AH-64 동체를 강타했다. 이라크군이 AK-47소총으로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결과는 참담했다. AH-64 32대 중 31대가 손상을 입었다. 1대는 추락해 조종사 2명이 포로가 됐다. 대당 1450만달러(약 161억원)짜리 최첨단 장비가 100달러(11만원)짜리 구식 무기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우리가 아는 전쟁은 없다”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 6·25전쟁처럼 전차·장갑차 수천대와 병력 수만명이 뒤얽혀 혈투를 벌이던 시절은 지났다.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해 적군의 핵심 시설을 무력화하는 전략도 과거의 방식으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수십년 전에 제작된 낡은 소총을 든 무장세력에게 최첨단 장비를 갖춘 선진국 군대가 패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무기를 갖춘 군대가 승리한다’는 기존 인식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첨단무기의 역설’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압도적인 화력과 고도의 전투기술을 갖춘 미군에게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군과 유사한 첨단장비를 도입하는 데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군을 상대하는 국가나 무장세력들이 전면전 대신 게릴라전에 몰두하는 이유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입증한 것처럼 현지 지형을 잘 알고, 전투 의지와 인내력이 높은 전사들만 확보하면 얼마든지 미군을 상대할 수 있다. “초강력 무기를 가진 군사대국도 굳은 ‘의지’를 지닌 전사 한 명을 당해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감소로 발생할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첨단 기술 도입을 서두르는 한국군도 예외는 아니다.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군은 병력을 50만명까지 감축하는 대신 드론봇(드론+로봇)과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비롯한 첨단장비를 지속 도입할 방침이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 안정화 작전 과정에서 이라크전쟁의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예비역 장성은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총을 든 적군을 몰아낸다는 전쟁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며 “기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쟁의 새로운 양상을 주시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북한과 전쟁 나면 참전하겠습니까?”…국민 대답은?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박지윤 최동석 향한 이혼변호사의 일침…"정신 차리세요"
- “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중년 배우, 언론에 편지…내용 보니 ‘뭉클’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식대 8만원이래서 축의금 10만원 냈는데 뭐가 잘못됐나요?” [일상톡톡 플러스]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