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개발 한창인데..인도네시아는 '외면' [박수찬의 軍]
한국형전투기(KF-X)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개발을 담당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KF-X 시제1호기 조립에 착수했다. KF-X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시제품 제작이 완료됐으며,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와 전자전장비 등도 시제품 제작이 한창이다.
반면 KF-X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태도는 심상치 않다.
양국은 2015년부터 8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해 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인도네시아는 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자료를 받아 KF-X의 현지 버전인 IF-X 48대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었다.
◆유로파이터에 라팔까지…“KF-X 기다리지 않는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닷소가 만든 라팔 전투기 10대 미만을 도입하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소식통은 “프랑스는 인도네시아가 라팔을 구매한다면 스칼프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사거리 560㎞)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도네시아가 KF-X 대신 라팔이나 타이푼 전투기 구매를 추진하는 것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지난해 남중국해 우디섬에 J-11B 전투기를 배치했으며, 피어리 크로스 암초, 수비 암초, 미스치프 암초 등 7곳을 인공섬으로 조성해 군사기지를 건설했다. 보르네오섬 인근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에는 중국 어선단이 출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군함과 전투기를 파견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인접한 호주는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F-15SG 전투기를 운용중이다.
정부도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뚜렷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방위사업청과 KAI 관계자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건너가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한 것 외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KF-X에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삭티 와휴 트렝고노 국방 차관은 지난 7월 KF-X 사업과 관련해 “인도네시아가 얻을 이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도 프라보워 장관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인도네시아는 이제 KF-X에 관심이 없다. 재정적 여건도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는 KF-X의 성능과도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서방 세계 전투기 중 지금까지도 주문이 끊이지 않는 기종은 F-16이다, 1978년 첫 도입 이래 4600여대가 생산된 베스트셀러 기종으로 중동전쟁과 걸프전, 이라크 전쟁, 아프간 전쟁 등에 참가해 성능을 입증했다. 서방국가들은 F-16에 만족했지만, 1993년 걸프전에서 미국이 F-117 스텔스 전폭기를 선보이자 스텔스 기능이 추가된 전투기에 관심을 보였다. F-35 개발에 영국, 이탈리아 등이 참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F-35는 강력한 스텔스 성능을 갖췄지만, 무장 탑재력에서는 F-16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뒤처졌다. 미국이 스텔스 성능을 과신한 탓이다. 중국과 영국이 기존 공대공미사일보다 속도와 사거리가 늘어난 PL-15, 미티어 미사일을 개발하는 동안 미국은 뒤늦게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이같은 ‘틈새’를 파고든 것이 라팔과 타이푼이다. 라팔은 이집트와 그리스 등에 판매가 이뤄졌으며, 타이푼도 초기 생산분에 대한 성능개량과 더불어 독일에 납품이 이뤄질 예정이다. 라팔과 타이푼은 F-35보다 한 세대 이전 기술을 쓰고 있지만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스톰 쉐도우(스칼프)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등을 갖췄고 신뢰성도 확보된 상태다.
리스크 감소를 위한 ‘진화적 개발’도 중요하지만, 항공무장 탑재 능력을 단기간에 강화하지 않으면 해외 시장 진출은 물론 인도네시아의 이탈 움직임도 저지하기 어렵다. KF-X 무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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