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 "시청자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책임감과 부담 공존"[SS인터뷰②]

이선율 2020. 11.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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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여전히 사람들이 느끼는 상대적 고통과 박탈감은 심각한 것 같다.”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가 올해로 28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문치영 PD는 과거와 비교해 세상이 나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알 제작진은 SBS 창사 30주년을 기념해 ‘세상은 나아지는가’를 주제로 3부작 특집을 마련해 큰 호응을 받았다. 사법제도, 주식과 금융사기, 국민의 알권리 등을 주제로 불공정한 사회의 민낯을 알리고자 만든 기획이다. 의문의 퍼즐 조각 전체를 보여준 프로그램은 아니였지만 여러 사회 현상을 접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던 특집이었다.

3부작을 기획한 이동원·문치영·이기현 PD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 일답.

Q. 세상이 나아졌다고 보는가.
문치영PD(이하 문): 특집 진행하면서 한 선배가 말하길, 고통의 절대값이 있다더라. 상대적인 박탈감과 분노의 절대값은 좀 낮아졌을 수 있다. 6.25라는 전쟁에 대한 분노를 가졌던 전후세대와 지금을 비교할 순 없지 않겠나.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와 박탈감 또한 절대값은 제도나 시스템적으로 나아졌다해도 상대적으로는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지금 고통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Q. 제보가 많이 들어올텐데, 주제 선정의 중요 기준은?

이동원PD(이하 원): 하루 전화, 이메일 포함 100건 제보가 온다. 일주일이면 700건 정도다. 이슈가 있으면 그보다 더 많다. 8팀(PD, 작가 포함)이 각자 취재에 나서는데, 장기계획을 세우고 하기보단 그때그때마다 유연하게 취재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시의성이 중요한 이슈를 다루다가도 몇십년, 몇년만에 결정적 제보자가 나타나면 그 사람부터 만난다. 그분이 나중에 마음 고쳐먹으면 영원히 못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보자분들은 본인의 손해를 감수하고, 피해를 입을 위험을 감수하고 오신 분들이 많다. 그분을 못만나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Q. 2편:열풍과 조작과 3편:청와대 UFO 1976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일부 의견도 나왔다.

문: 2편 주제는 주식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현 시대를 반영했다. 주식을 할 때 뭘 주의해야하고, 어떻게 하면 된다는 방향성 제시는 다른 곳에서도 한다. 돈 문제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그동안 선배들이 해온 로또, 비트코인, 부동산 등의 방송을 다시 봤다. 거기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매번 생겼다. 왜 이럴까 생각하며 계속 파고들다 과거 BBK 주가조작 사건이 대표적이었다. 누가 주식투자를 해서 탐욕으로, 악의적으로 일확천금을 벌거야 이래서 생긴 문제가 아니고, 정말 이 회사가 괜찮아보여서 정상적인 투자를 했는데도 피해자가 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문제의 고리를 끊어야하는데 그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더라. 라임·옵티머스 사태도 그 연결로 봤다.

이기현PD: 3편에서 다룬 1976년 ‘청와대 UFO’라 불리는 대공포 사건은 당시 600만 서울 사람들이 목격했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우리가 만난 실제 피해자분이 현재에도 엄연히 계신 사건이지만 아직까지도 정확한 설명이나 해명없이 묻혀버렸다. 기록과 증언 등이 남아있지 않으니까. 이를 시작으로 큰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지금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다. 우리는 기록을 해야하고,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투명하게 알려야한다고 UFO부터 현재까지 벌어진 사건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Q.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서 28년간 명맥이 이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원: 책임감과 부담감이 공존한다. 방송 하나 나가면 실검에 뜨기도 하고 다시보기로도 많이 보더라. 그알 제작진이 천명은 넘는데, 현재까지 지속해오며 쌓아온 공로, 이미지가 있다. 보통 연출자가 기획해서 만들면 내 프로그램이라는 애정이 있기 마련인데, 이 프로그램은 저 사람들의 것 같은 느낌이다. 많은 시청자와 매니아분들의 것인데 저는 잠시 들어가서 운영하고 있다할까. 잘하면 칭찬해주지만 조금이라도 아쉬운 방송이라고 판단이 들면 혼도 많이 난다. 시청자분들은 이 프로그램이 무너질까봐, 이미지가 훼손될까봐 걱정하는 것 같다. 실제로도 “PD님 이번에 취재 좀 약했는데 힘내세요. 예전 PD님들은 얼마나 잘했는데요. 몇 회 보세요.”이런 반응도 있었다. 문: 프로그램을 만들면 PD가 주인의식을 갖게 되기 마련인데 그알은 그것보단 함께하는 사람들이 되게 많구나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잘해야한다. melody@sportsseoul.com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기현(왼쪽부터), 이동원, 문치영 PD.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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