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반일불매는 없었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 몰린 인파

13일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유니클로 매장 앞. 이날 두시간 전부터 매장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수백m에 달하는 긴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 ‘줄서는 곳’이라는 안내 팻말을 들고 있던 유니클로 직원들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일일히 체온 체크를 했다.
매장 문을 연지 20분쯤 지난 오전 10시55분쯤, 한 직원이 급하게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남성 인기 코트는 품절입니다. 입장하시려면 지금부터 한 시간은 기다리셔야 해요.” 이 직원은 11시20분쯤 다시 나와 이렇게 외쳤다. “남성 제품 완판입니다. 여성 옷도 얼마 안 남았어요.” 잠시 후, 커다란 유니클로 쇼핑백을 양 손에 든 사람들이 매장을 속속 빠져나왔다.

◇유니클로, ‘질 샌더 대란’
일본 SPA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13일 ‘+J(플러스 제이) 컬렉션’을 출시했다. +J 컬렉션은 유니클로가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손 잡고 만든 상품이다. 유니클로 측은 “2009년 한 차례 질 샌더와 손을 잡은 이후 11년 만에 다시 +J 컬렉션을 출시했다”며 “질 샌더가 추구하는 모던함, 견고함, 단순함의 미학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는 서울과 지방 일부 매장,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제품을 판매했다.

깔끔하고 단정한 디자인으로 패션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명품 브랜드 ‘질 샌더’에서는 코트와 정장 가격이 수백만원대에 달한다. 그런 질 샌더 디자인을 10분의1도 안 되는 값에 구입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유니클로 매장에는 발매일에 맞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오전 11시30분에 매장 문을 연 서울 명동과 가로수길 유니클로 매장 앞도 잠실과 마찬가지로 긴 대기줄이 생겼다.

온라인 패션 정보 커뮤니티에는 ‘유니클로 질 샌더에 140 태웠다’ ‘정신차리고 보니 나도 80만원을 썼다’ 같은 구입 인증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잠실 유니클로 매장 내부는 ‘도떼기 시장’을 방불케했다.
매장 밖에서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지켰던 소비자들은 매장 안에서 울 소재 뿐 아니라 고급 캐시미어 소재가 섞인 코트 역시 3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급하게 옷가지를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다. +J 컬렉션에서는 질 샌더에서 50만~70만원대에 파는 셔츠와 비슷한 디자인 셔츠가 4만9900원이었다.

◇불매운동 타격입은 유니클로, 코로나에 반등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강남점 등 매장 20여곳이 문을 닫으며 한국에서 수백억원대 적자가 발생했고, 일본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 실적도 고꾸라졌다. 17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과 순익이 줄었다.
그랬던 유니클로 실적은 역설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요즘 일본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총 89조원에 달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13일 일본 증시에서 전날보다 3.49% 오른 8만3430엔에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3월엔 주당 4만엔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빠른 체질 변화를 통해 V자형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인 위기였지만, 우리에겐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니클로가 아시아에서의 온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택, 집콕 중인 아시아권 소비자들이 편하고 실용적이며 가성비 좋은 옷을 온라인으로 구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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