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해줘" 16개월 입양아 사망 후에도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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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 A씨(사진 가운데)가 구속됐다.
A씨와 그의 가족은 지난달 추석 연휴에 방송된 EBS 입양가족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EBS 측은 "제작진은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주요 출연자인 A씨의 가족을 취재하면서 방문하게 된 모임에서 피해 아동을 처음 보았을 뿐 제작진이 따로 피해 아동 가족을 섭외하거나 인터뷰 혹은 취재를 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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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엄마 A씨(사진 가운데)가 구속됐다.
A씨와 그의 가족은 지난달 추석 연휴에 방송된 EBS 입양가족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해 행복한 모습을 연출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에서도 아이의 이마에 멍 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11일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A씨는 전신을 완전히 가리는 롱패딩과 모자를 쓰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아이의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어떻게 소명할 건가?”, “(아픈) 아이는 왜 방치했나?”, “숨진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B(여)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B양을 안은 A씨가 택시를 타고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B양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B양의 뇌와 복부에는 심한 상처가 발견됐고, 학대를 의심한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했다. B양의 머리뼈, 갈비뼈, 쇄골, 다리뼈 등이 부러져 있었다.
경찰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가 나오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B양 사망 당일 지인에게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라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B양이 숨진 다음 날 동네 이웃에게 ‘물건 공동구매’를 제안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양은 올해 초 A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A씨는 친딸에게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어 B양을 큰 고민 없이 입양했다가 나중에 육아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5월부터 학대가 의심된다는 이웃 신고가 3차례나 있었지만 경찰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B양을 다시 A씨 부부에게 돌려보냈다.
특히 마지막 신고는 숨지기 한 달 전 A양을 진찰했던 소아청소년과 원장이 했다. 당시 원장은 “B양이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엄마 모르게 어린이집 선생님이 병원에 데리고 왔다”라고 진술했지만 이때도 경찰은 학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이를 집에 돌려보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은 당시 신고를 처리했던 경찰관 등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다.
A씨의 남편인 C씨 역시 공범으로 입건됐지만, 낮 시간에 주로 직장에 있어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긴 어려워 영장이 신청되지는 않았다.
◆방송에선 행복한 모습… EBS 측 “당혹스럽고 안타까워”
A씨 가족과 B양은 지난달 1일 방영된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했다.
당시 A씨는 B양을 안고 케이크에 불을 끄는 등 행복한 모습을 연출했다.
A씨는 지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B양에게 “축하해, 건강해”라고 말했다. 당시 B양의 이마에는 멍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다.
EBS 측은 B양 사망이 알려진 후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EBS 측은 “제작진은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에서 주요 출연자인 A씨의 가족을 취재하면서 방문하게 된 모임에서 피해 아동을 처음 보았을 뿐 제작진이 따로 피해 아동 가족을 섭외하거나 인터뷰 혹은 취재를 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고 소식에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관련해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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