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드라이버 400야드..오거스타 '장타전쟁'



■ 11월의 마스터스 내일 밤 개막… 관전 포인트는
디섐보, 빠른 그린 적응력 관건
디펜딩챔프 우즈 최다승 관심
사흘간 비 예보… 장타자 유리
관중·의자·로프·관람석 없이
선수·캐디·자원봉사자 입장
람, 연습라운드 이틀연속 홀인원
11월의 마스터스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매년 4월 둘째 주에 열렸지만, 올해는 11월에 개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봄에서 가을로 옮겼다.
12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시작되는 제84회 마스터스의 관전 포인트는 ‘장타 전쟁’. 언론도,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도, 베팅업체도, 팬도 마스터스에서 ‘400야드’ 시대를 열겠다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올해 6번째 마스터스 우승과 메이저대회 16승, PGA투어 통산 최다승(83승)에 도전하지만 ‘디섐보 열풍’에 밀렸다. 베팅업체들은 예외 없이 올해 마스터스 우승후보 1순위로 디섐보(8 대 1)를 꼽고 있다. 반면 우즈는 35 대 1로 10위권 밖이다.
미국의 골프닷컴은 1997년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할 당시 주요 홀 티샷을 참고해 디섐보의 장타력을 바탕으로 한 예상 홀 공략도까지 제시했다. 디섐보는 지난달 열린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가공할 만한 장타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당시 평균 비거리 344야드로 1위에 오르더니, 얼마 전엔 훈련하며 드라이버로 403야드를 넘겼다.
디섐보는 이번 마스터스를 앞두고 이미 45.5인치 드라이버 대신 48인치 드라이버로 더 많은 장타를 날리겠다고 공언했다. 게다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나흘간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 매일 비가 내린다고 미국 기상 당국이 예보했다. 젖은 페어웨이에서 볼이 잘 구르지 않아 장타자는 단타자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디섐보의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엔 러프가 없지만 키 큰 나무가 빽빽한 탓에 정확도 높은 샷과 유리판처럼 빠른 그린 적응력이 승부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디섐보 등이 장타로 페어웨이를 손쉽게 공략할 수 없도록 코스를 보완했다. 13번 홀(파5) 페어웨이 오른편, 장타자들이 티샷을 보낼 수 있는 지점에 소나무 몇 그루를 심어 보강했다. 또 마지막 승부처가 될 18번 홀(파4)에도 페어웨이 왼편 벙커를 쉽게 넘기지 못하도록 길목에 소나무를 심었다.
개최 계절이 봄에서 가을로 바뀌면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달라진 풍경도 눈길을 끌 것으로 내다보인다. 12번 홀(파3) 그린 뒤편에 핀 철쭉 등 각 홀을 장식하던 봄꽃 대신 단풍이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겨울에 누렇게 변하는 버뮤다 잔디 대신 사시사철 녹색을 유지하는 라이 잔디종으로 교체했다. 코로나19 탓에 올해는 관중, 의자, 로프, 관람석을 찾아볼 수 없다. 코스에는 선수와 캐디, 자원봉사자, 진행요원, 이곳 회원 등 1000여 명만 입장할 수 있다. 마스터스 기간 매일 북적이던 기념품 매장도 문을 닫았다. ‘명인열전’ 마스터스의 전통 파3 챌린지 이벤트도 치르지 않는다.
그러나 가을에 열려도 4월의 마스터스와 다르지 않은 게 있다. 디펜딩챔피언이 주최하는 ‘챔피언스 디너’는 변함없이 열린다. 우즈는 올해 챔피언스 디너 메뉴로 치킨 파히타와 초밥, 스테이크 등을 내놨다. 파히타는 잘게 썬 고기를 야채, 소스와 함께 토르티야에 싸서 먹는 멕시코식 요리.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구도 진행된다. 그리고 4라운드 18번 홀을 마친 뒤 그린재킷을 누군가가 입는다.
한편 우즈는 이날 마스터스 인터뷰에서 “지난해 우승을 떠올리면 지금도 짜릿하고, 그린 뒤편으로 내려오면서 아들 찰리를 안았던 순간은 1997년의 나와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면서 “몸 상태는 지난해보다 좋고, 메이저대회인 만큼 모든 샷이 잘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즈는 1, 2라운드를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앤디 오글트리(미국)와 함께한다. 1라운드는 10번 홀에서 시작되며 우즈는 12일 밤 9시 55분 출발한다. 마스터스는 1번 홀에서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짧아진 11월에 열리기에 1, 10번 홀로 나눠 출발한다.
디섐보는 욘 람(스페인),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함께 1라운드를 치르고 필 미켈슨(미국)은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묶였다. 람은 연습 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홀인원을 작성했다. 1994년 11월 10일생인 람은 현지 날짜로 생일에 홀인원 기쁨을 안았다. 람은 이날 16번 홀(파3)에서, 전날 4번 홀(파3)에서 묘기를 뽐냈다. 람은 “훌륭한 생일 선물”이라며 “대회 중에는 지금까지 홀인원이 두 번 있었다”고 말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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