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재구성] "내 여친에 연락 그만해"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은 옛 남친

박기범 기자 2020. 1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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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경고 대상은 A씨의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인 B씨(28). B씨가 헤어진 이후에도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하자 A씨가 직접 경고를 한 것이다.

A씨의 경고에도 B씨의 연락을 계속됐다.

A씨는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는 B씨의 행동에 화가나 B씨의 목을 감아 넘어뜨린 후 상체에 올라타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회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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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도 하루 수십번 연락하자 격분해 벽돌로 폭행
살인미수 혐의 적용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선고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내 여자친구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

24세 남성 A씨의 경고다. 경고 대상은 A씨의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인 B씨(28). B씨가 헤어진 이후에도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화를 하자 A씨가 직접 경고를 한 것이다.

A씨의 경고에도 B씨의 연락을 계속됐다. 그럴수록 B씨를 향한 A씨의 불만은 커졌다.

지난 4월19일에도 마찬가지였다. B씨는 A씨의 여자친구에게 40여회 전화를 걸었다. 다음날인 20일 밤 9시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에게 전화해 마지막 경고를 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다. 두 사람은 전화로 언쟁만 이어갔다.

통화 몇 시간 뒤인 21일 새벽 4시46분쯤 두 사람은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한 모텔 뒤편 주차장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언쟁을 시작했고,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A씨는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는 B씨의 행동에 화가나 B씨의 목을 감아 넘어뜨린 후 상체에 올라타 주먹으로 얼굴을 수십 회 때렸다. 그리고는 주변에서 있던 벽돌조각 2개를 이용해 B씨를 가격했다.

오전 4시48분부터 5시1분까지 약 13분간 이어진 폭력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멈췄다.

B씨는 현장 바닥과 A씨의 상의가 다 젖을 정도의 많은 피를 흘친 채 의식을 잃고 응급실로 후송됐다.

재판에서 B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처음에는 방어를 했는데 어느 순간 저항을 했고, 나중에는 ‘제발 살려달라’‘그만 해라’고 애원했다. 힘이 빠지면서 ‘이렇게 죽는구나’는 생각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 7시간 뒤 병원에서 깨어났다."

응급실에서 B씨는 의식이 거의 없었고, 얼굴 곳곳에 상처가 있었으며 호흡부전 가능성이 있어 기관삽관을 했다. 전치 5주의 손가락 폐쇄성 골절 등의 피해도 확인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허경호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미수'다.

재판에서 A씨 측은 범죄사실은 인정했으나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살인죄는 반드시 살해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며 "인체주요 부위인 머리 부분을 벽돌조각으로 수십 회 강하게 내리치는 경우 사망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견할 수 있다"고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범행 동기, 방법의 잔혹성 등을 비추어 사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 B씨가 공포심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두 사람이 대화를 마칠 무렵 우발적으로 미필적인 범위를 가지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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