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육성 '퍼즐' 찾은 현대차..K배터리 3사도 투자 러시
보스턴다이내믹스 보행 로봇 기술력 글로벌 최고 수준
현대차, 기술이전 성공하면 시장 선두업체 도약도 가능
"미래먹거리 급해" 다른 대기업도 총수가 M&A 진두지휘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은 향후 ‘라스트 마일’ 물류 시장에서 로봇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량이 큰 줄기의 물류를 담당하고 소비자에게 다다르는 마지막 ‘실핏줄’ 단계는 무인로봇이 책임지는 형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출시한 4족 보행 로봇 ‘스폿’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네 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다. 2족 로봇과 달리 등에 화물을 적재하기 쉽고 평지뿐 아니라 계단 이동속도가 빨라 물건을 나르는 데 최적화 돼 있다는 평가다. 이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이 제공할 서비스라고 천명했던 ‘끊김 없는 이동(seamless)’과도 맞닿아 있다. 라스트마일 로보틱스를 잘 활용하면 로봇이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갖다 주거나 차가 들어가기 힘든 곳으로 사람을 직접 이동시키는 역할도 가능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에 기여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을 현실화시킬 퍼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은 현존하는 4족 보행 로봇 중 가장 기술이 뛰어나다”며 “현대차는 양산과 가격 경쟁력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어 기술이전 등이 원활하게만 이뤄진다면 정 회장이 얘기한 ‘삼각편대’의 한 축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로보틱스 산업에서 중국 업체가 양산 단계에 근접해 있는데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협력관계가 시너지를 내면 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존 캐시카우인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주력 산업인 전자에 바이오, 자동차 전장 등 미래 먹거리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해왔다. 이 부회장은 직접 해외출장을 다니며 대규모 M&A 대상 기업들을 만나는 한편 전 세계에 걸친 삼성 공급망 재편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스트 반도체’로 꼽히는 배터리 업계도 ‘바이든 호재’를 만나 공장 증설 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추가 증설을 예고하고 있고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와 연산 3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1년에 자동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배터리 소재 쪽도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첫 해외 생산 거점인 중국 창저우 라인 가동을 최근 시작했다. 내년부터 2년간 순차적인 증설 계획까지 이미 세워놓았다. 폴란드에도 내년 3·4분기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는데 준공도 하기 전에 추가 증설을 결정지었다. 회사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로 정유화학 중심 비즈니스를 배터리·소재로 확장하는 딥체인지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도 충북 청주에 약 2,000억원을 들여 연산 3만톤 규모의 양극재 설비 증설에 나섰고 내년에도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 공장을 착공한다. LG화학이 최근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한 양극재 합작법인도 지난달 말 양산에 들어갔다. 삼성SDI는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BM과 합작 형태로 포항공장 증설에 투자했다. 재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기업의 ‘빈칸 채우기’가 M&A와 투자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라며 “미래에는 차별화된 기술을 가진 기업만 살아남는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한신·변수연·한재영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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