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체육시설 점령한 배드민턴 동호회..구청은 '수수방관'
[앵커]
시민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체육시설을 특정 동호회가 마치 전용 시설처럼 사용해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관리해야 할 지자체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사실상 방치해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구로구의 한 배드민턴장.
서울시 예산이 10억 원 넘게 투입된, 서울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시설입니다.
배드민턴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이렇게 자물쇠로 잠겨 있어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출입할 수 없습니다.
시설 앞을 서성거리자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이라는 사람들이 다가옵니다.
[배드민턴 동호회원/음성변조 : "(잠겨 있어서...) 지금은 문제가 생겨가지고... (오늘도 이용하신 것 아니신가요?) 그렇죠. 클럽회원들은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요."]
그러더니 잠겨 있던 자물쇠를 풀어 안으로 안내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회원 전용 코트가 있고 한쪽에는 회원 현황판도 걸려 있습니다.
동호회 회원들은 코로나 방역과 내부 시설 관리를 위해 문을 닫았을 뿐, 동호회에 연락만 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배드민턴 동호회원/음성변조 : "누구든 이 운동장을 사용하고 싶으면 ○○클럽 총무에게 전화해서 양해를 구해라, 관리 차원에서 하는 거예요."]
하지만 주민들은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이 동호회가 사실상 시설을 독점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인근 주민 : "(동호회에) 제가 물었어요. '저희 주민도 이용할 수 있나요?' 하니까 '안 됩니다. 여기는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민원이 이어지자 구청은 운영 계획을 세울 때까지 시설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동호회 회원들에게 자물쇠를 열고 닫게 해, 회원들은 여전히 배드민턴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구로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검토하는 동안에는 일단은 외부인은 못 쓰게 하라고 했어요. 동호회까지는 저희들이 막지는 않았어요."]
관리책임이 있는 구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정작 시민들은 세금으로 지어진 공용 시설 안으로 접근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하동우
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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