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94.5% 모두투어 -95.8%..여행업계 "이대로는 전멸 불가피"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여행업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 속 끝없는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 1, 2위인 하나투어·모두투어를 비롯한 여행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이용객과 매출액이 사실상 전무하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 또한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대형을 막론한 대다수 기업들은 '잠정휴업' 상태다. 업계에선 여행·관광업계 생태계의 '전멸'을 막기 위한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이저 업계도 휘청…하나·모두투어 3분기도 '천문학적 타격'
하나투어는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0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누적 손실은 1095억8000만원에 달한다. 매출은 100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5%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웃바운드(국내 고객의 해외여행) 수요가 전무한 것이 매출타격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9월 패키지 이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98.16%'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하나투어 이용객은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34.75%, 2월 -63.44%, 3월 -92.76%로 급전직하했다. 4월 -98.86% 이후 9월까지 '-99%' 추세가 계속됐다.
더 큰 문제는 올 4분기, 내년초에도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아웃바운드 패키지 이용객수는 424명, 전년 대비 99.77% 급감한 수치다. 또 11월2일 기준 예약률은 11월 -98.2%, 12월 99.8%, 1월 98.4%에 머물고 있다.
모두투어 또한 마찬가지다. 모두투어의 3분기 영업손실은 74억5000만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75% 급감한 29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3분기 기준 누적손실은 18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68억원의 누계 영업이익에 비하면 250억원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전년 대비 패키지 이용률은 1월 -1.5%, 2월 -46.6%, 3월 -83.0%로 급감하다 4월부터 -99% 후반대를 이어가고 있다. 10월 이용률 또한 -99.7%다.
◇중견기업까지 인원감축·지사 폐쇄…사실상 '영업중단'
이같이 극단적인 타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여행업계는 회복은커녕 유지하는 것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상최악의 '줄폐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인원 감축, 운영시간 단축 등 자구책의 규모와 강도 또한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메이저 업계를 바짝 추격하던 중견기업들까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하나·모두와 함께 '빅3'로 여겨진 노랑풍선마저 이달 초 부산 지사를 폐쇄했다. 해외 업무 담당 임직원이나 올해 입사한 신입 사원들도 대기발령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3위 업체였던 자유투어는 지난 달 대규모 인원감축에 들어간 이후 현재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NHN여행박사도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며 운영중단 수순을 밟고 있다.
◇일단 '버티기' 해보지만…"전멸 막기 위한 지원책 절실" 빅2 업체 또한 '비상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한 지난 4월 이후 전 직원 대상 유급휴가에 이어 3개월 안팎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모두투어는 현재 월·수·금 3일만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시간 또한 오전 10시로 오후 2시30분까지로 '초 단축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하나투어만이 국내 여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패키지와 프로모션을 마련하며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나투어는 '웰니스'를 콘셉트로 힐링으로 유명한 전국 48개 관광지 대상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거제 벨버디어, 통영 나폴리공원,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 등이다.
특히 제주 WE호텔 또는 취다선 리조트 예약시 2인 제주 편도 항공권을 무료 증정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그나마 하나투어는 "지푸라기라도 잡아 볼" 여력이 있는 업체로 여겨진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하나투어 등 메이저 업체 또한 '동반 고사'가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동안 '연명'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책이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 입출국자 대상 '14일 자가격리 완화' 조치다. 이는 여행업계뿐 아니라 항공·면세 등 팬데믹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는 업계의 공통된 요구다.
최소한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라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 또한 나오고 있다. 트래블 버블이란 방역이 우수한 국가들 사이에는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은 여행자에 한해 격리 의무를 면제해 주는 협약이다.
여행·관광업계의 도미노 붕괴를 막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최근 한국여행업협회·한국호텔업협회 등 11개 협회와 힘을 합쳐 관광산업 위기 대응을 위한 관광업계 건의문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등 여야 정당에 전달했다.
이들은 Δ관광산업 전 업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및 코로나19 종식까지 지정 기한 연장 Δ관광진흥개발기금 신용대출 확대 및 대출조건 완화 Δ방역 단계에 따른 국내관광 및 국제관광 정상화 방안 마련 Δ관광사업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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