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카페까지 미친듯이".. 그가 휴학한 이유

이나연 기자 2020. 11. 1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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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② 코로나 시대의 청년들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성한 곳이 없다. 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감염병은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았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예비 승무원의 날개는 펴지도 못한 채 꺾였다. 학습권도 큰 타격을 입었다. 비대면 강의에 대한 불만이 속출했다. 값비싼 등록금에 비해 강의의 질은 형편없다는 것이다. 캠퍼스가 비명을 지르는 이유는 또 있다. 비대면과 대면 강의는 계획과 준비 없이 뒤엉켰다. 그 결과 학생·교수·학교 모두 대혼란에 빠졌다. 장애대학생의 학습권이야 오죽하겠는가. ‘코로나19 2학기’ 반환점을 돈 캠퍼스를 찾았다.

# 서울 소재 대학생 A씨(남·22)는 올해 2학기부터 학교의 방침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섞어 듣던 중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학교에서 공부할 장소가 마땅찮았기 때문이다. A씨는 “대면수업이 끝나면 바로 실시간 스트리밍 수업이 있는데 매번 교내 카페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며 “학교 밖에 있는 카페까지 미친 듯이 뛰어도 항상 수업에 지각했다”고 말했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숨가쁘게 오가던 A씨는 결국 휴학을 선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대학이 점차 대면수업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 대학생들은 대면 수업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 같은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늘어나는 대면수업에 걱정 커지는 학생들


10월부터 대면 수업이 시작된 서울 노원구의 한 대학. 학생들이 교내 식당가에 앉아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다. /사진=이나연 기자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기준 전면 비대면수업을 운영하는 대학은 지난 9월21일보다 17개교 감소한 87개교(26.2%)다. 실험·실습·실기만 대면수업으로 진행하는 대학이 104개교(31.3%)로 가장 많았고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병행하는 학교는 92개교(27.7%)였다.

김인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학들이 전반적으로 10월 3주차 중간고사 이후 대면수업을 확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학기 동안 더 많은 대학이 대면수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비대면 강의의 질과 관련해 등록금 환급 문제가 불거진 점을 감안하면 학생들은 최근 대학들이 대면수업을 확대하는 것을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교 측이 대면 전환 여부와 관련해 정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달 5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코로나19 하반기 대책 미비 규탄' 입장문을 내고 대학생들의 교육 만족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지난 9월21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전국 대학생 4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상황 속 교육에 불만족한다는 답변이 71%에 달했다. 하반기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답변은 56.5%로 나타났다. 특히 과반수에 이르는 2000여명의 대학생은 피해사례를 제보하기도 했다.

수도권 대학을 다니지만 본가가 지방인 학생들은 대면수업 몇개를 듣기 위해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집단감염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고향인 지방에 머물던 대학생 B씨(여·23)는 이번 학기에 신청한 7개 수업 중 한 과목이 대면으로 바뀌어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서울에 월셋집이 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해당 수업을 대면으로 전환하는 데 회의적이다. “커다란 재료를 다루거나 랩실이 필요한 수업은 대면이 이해되는데 이 수업은 그렇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생활비에 대한 부담은 덤이다. 그는 “서울에 살 집이 있다고 해서 돈을 안쓰는 건 아니다”며 “난방비·수도세·전기세·교통비·식비 등 기본 생활비가 필요하다. 모든 수업이 비대면일 때 지출했던 돈보다 더 많은 돈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B씨는 “내가 생활했던 지방은 총 확진자가 20명도 채 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느꼈지만 서울은 하루에도 몇번씩 확진자 알람이 오고 집단감염도 빈번해 무섭다”면서 “가족 중 한명이 기저질환자라 부모님 뵈러 본가에 가는 것도 걱정된다. 어쩌면 이번 학기 내내 부모님을 못 뵐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대면·비대면 모두 문제… 학생·교수 '갈팡질팡'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글. /사진=독자(대학생 C씨) 제공
반면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도 학교 측의 우유부단한 대처에 피해를 입는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지방에 사는 대학생 C씨(여·21)는 새학기를 맞아 기숙사에 입사한 뒤에야 대면수업이던 전공과목들이 다수결 투표를 통해 비대면으로 전환된 사실을 알게 됐다. 

C씨는 “학교 측이 지방에 사는 학생들을 배려해 기숙사 입사 전에 비대면 전환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기숙사에 있을 이유가 없지만 이미 관비를 내고 짐도 모두 옮긴 후여서 다시 퇴사하기엔 부담된다”며 “기숙사 관비가 아깝다”고 밝혔다.
교수들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소재 대학의 D 교수는 대면 전환 여부를 두고 학내에서 찬반 논란이 거세지자 “교수는 학교와 학생 사이에 낀 느낌”이라며 “문제의 모든 책임이 교수에게 향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교와 교수가 무작정 대면수업을 강행하려 한다"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오해라고 일축했다. 교수들도 대면으로 전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 위험성과 지방 거주 학생들의 문제 등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다는 것.
다만 D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대면수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의 방침도 있지만 강의자 입장에서 비대면수업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소통이 어렵다”며 “학생들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교수가 파악해야 다음 수업의 진도와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측 "수업 운영기준 마련,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 5월4일 계명대학교가 '대면 수업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수칙'을 지키며 실기·실험·실습 등 일부 과목의 대면 강의를 시작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스1
전국의 대학들은 정부의 지침과 교육부의 가이드라인, 다른 대학의 현황 등을 참고해 최적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대학의 학사지원팀 관계자는 "본교에는 1200여개의 강의가 있다"며 "각 수업별 특성과 수강생 성향이 다른데 모든 수업을 대상으로 획일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학교가 할 수 있는 건 대원칙을 설정해 선택권을 주는 것뿐이다.

그는 “어떤 학교든 세부적인 부분까지 하나하나 제시해주는 곳은 없다”며 수업 진행과 관련된 실질적인 사항은 교수와 학생이 결정해야 할 몫임을 강조했다. 수업에서 1차 결정권자는 교수이기 때문에 학생과 교수 간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 

물론 학생이 교수와 소통할 의지를 보여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불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공감했다. 그는 “일부 교수는 학생이 연락할 창구를 마련하지 않고 학교 메일마저 확인하지 않는다”며 “만약 교수의 불통으로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학교 측이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 학기에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할 계획”이라며 “다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법은 없다는 점을 (학생들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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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연 기자 lny64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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