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라디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내쫒긴 지역 협동조합, 시민들과 뭉쳐 공동건물주 되다!

김혜민 입력 2020. 11. 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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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11월 9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박영민 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상무이사

- "우리가 계속 밀려나지 않는 거점, 기지 같은 허브 공간을 만들어보자"

- 마포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둥지 내몰림을 겪은 세 협동조합

- 마을 네트워크, 관계망을 만들어 오던 마포 염리동의 '우리동네 나무그늘 협동조합'

- 점점 사라지는 광장, 플랫폼 역할을 공간

- 지역사회의 활동에 필요한 재원, 사람, 공간을 지역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포괄적 개념의 '지역자산화'

- 시민들이 펍을 소유해서 함께 운영하는 영국의 '모어 댄어 펍' 사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는 생활 속 이슈들을 속속들이 들어보는 이슈in터뷰 시간입니다. 같은 공간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곤 합니다. 오랜 시간이 쌓인 공간은 그 자체로 큰 존재가 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이런 공간을 지키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계속되면서 부동산을 단순한 자산이 아닌 지역민들의 공간으로 꾸려나가기 위한 시민들의 지역자산화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여러 차례 터전을 옮겨야 했던 이들이 모여 '공동 건물주'가 됐다고 합니다. 무슨 사연으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자세한 내용 직접 만나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의 박영민 상무이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영민 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상무이사(이하 박영민):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일단은 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어떤 활동을 하는 조합인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박영민: 해빗투게더 협동조합은 2018년 12월에 설립했는데 그전에 저희가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단체나 개인들이 있었는데, 이 지역자산화를 추진하기 위한 추진체 역할. 그리고 모금을 해야 하잖아요. 모금의 출자금을 조합 방식으로 모아내는 하나의 창구 역할을 하는 일종의 추진체 및 특수목적 법인 같은 조합을 설립하게 된 거고요. 그 조합이 공간을 지금은 매입하는 소유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운영을 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비슷한 사회적 부동산을 계속 만들어가는 이런 역할도 할 예정입니다.

◇ 최형진: 이렇게 모이게 된 이유가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하는데, 이 젠트리피케이션은 임대료 때문에 기존에 영업하시던 자영업자 분들이 밀려나가는 현상이잖아요?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이렇게 모이시게 된 겁니까?

◆ 박영민: 우리 표현으로는 '둥지의 내몰림'이라고도 하죠. 우리 동네, 세 협동조합이 코어에서 역할을 많이 하게 된 건데요. 우리동네나무그늘협동조합이 2011년 7월에 공간을 열었다가 5년 뒤에 명도소송을 당하게 되면서 첫 번째 공간에서 퇴거하게 되는데요. 그런 둥지 내몰림 겪는 것들이 있었고, 또 삼십유쩜육도씨 의료생협도 홍대에서 시작해서 연남동으로 갔다가 지금 대흥동으로 이렇게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밀려나는 과정이 있었고요. 홍우주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주체는 홍대 앞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있는 협동조합인데, 계속 공연장이 없어지는 문제랑 이렇게 문화예술인들이 홍대 앞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이런 고민들을 같이 하다가 어떻게 보면 우리가 계속 밀려나지 않는 거점, 또는 우리의 이를테면 기지 같은 허브 공간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해서 뭉치게 된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각 협동조합이 표면적으로는 모두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지역민들이 만드는 마을의 사랑방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영민: 네, 또 하나씩 말씀드리면 우리동네나무그늘협동조합은 커뮤니티 카페가 기본 기능인데요. 그렇게 해서 그쪽이 염리동이다 보니까 저희가 소금꽃 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마을 축제를 하고, 마을에 스무여 개 단체, 개인, 동아리들과 마을 네트워크를 꾸리고, 해마다 축제를 하면서 일종의 관계망을 계속 만들어왔던 과정이 있고요. 그 공간 자체가 일정 마을 사랑방 역할을 했던 거고요. 삼십육쩜육도씨도 보통 3분 진료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기본 15분 진료를 하고, 1차 주치의 역할을 동네에서 하면서 최대 30분 진료를 하기 때문에 30분 의원이라는 네임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 식물병원이라든지,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와서 상담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이런 기능을 해왔고요. 홍우주 역시 문화예술 공간이 일정 사람들이 어쨌든 문화적으로 함께하는 관계를 맺어주고 문화를 계속 향유하고 만들어가는 생산자로서 이런 역할들을 계속 해왔던 거라 전체적으로 되게 특성은 다를 수 있는데, 그런 지역에 관계망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그런 활동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조합원, 참여자들 모두 공간에 대한 개념이 남다를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박영민: 보통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많은 것들이 공간에 축적된다고 생각하는데, 공간이 하나 없어지는 게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저희가 봤을 때 공간은 지금 카페도 그냥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광장의 역할을 하던 것이 유럽에서 처음 시작됐던 것처럼 현재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 관계를 맺고, 또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고 그런 플랫폼 같은 공간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간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공간이 관계를 만들어내고, 또 그 관계는 공간을 필요로 하고, 이런 선순환 과정 속에서 이를테면 지역사회가 만들어지고, 요즘 많이 화두가 되는 로컬이 탄생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공간의 기능이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핵심이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공간을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이렇게 지역의 공간을 지키기 위해서 시민들이 나서는 것을 지역 자산화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 박영민: 공간에 포커스가 있기는 한데요. 자산이라고 하는 단어가 어렵기는 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저희가 활동하다 보면서 느끼는 것은 공간을 이렇게 공동으로 구매했다, 매입했다, 이런 것만이 자산화는 아니고요. 그리고 그 공간을 일종의 요즘 공유공간의 개념인데, 공간뿐만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재원, 그러니까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에 보조금이 정말 보조금이 되는, 우리 스스로의 재원을 어떻게 계속 만들고 축적해갈 것인가. 이를테면 지역재단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또는 사람들은 어떻게 지속적으로 이런 활동을 할까? 요즘에 지속 가능이나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많잖아요. 그런 것들, 공간이나 사람, 재원, 이런 전반의 것들을 시민이 계속 스스로 만들고, 가지고 축적해가는 이런 조금은 포괄적인 개념의, 광의의 개념의 지역 자산화, 이렇게 생각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최형진: 이만큼 걸어온 것도 놀라운 부분입니다만 지역 자산화, 시작할 당시에는 더욱 낯선 도전이었겠고요.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보면 실험 단계에 가까운데 걱정되는 부분도 많으실 것 같아요.

◆ 박영민: 원래도 특히 서울에서나 수도권에서는 워낙 소유형 자산화를 하려고 하면 매입비용이 크기 때문에 자금조달이나 그런 전체적인 준비가 금융이 계획이 안 되어 있으면 진행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부분이 어렵기도 했고요. 시중에 부동산 개발업자의 물건에 대한 판단속도는 대단히 빠른데, 저희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그냥 이것을 단순히 샀다가 매각하려고 하는, 시세차익을 올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물건에 대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물건을 몇 번이나 눈앞에서 놓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도 되게 어려움이 있었고요.

◇ 최형진: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생소한 개념이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곳들도 있다면서요?

◆ 박영민: 저희가 2017년 9월, 3년 전쯤에 이렇게 처음으로 세 개의 조합이 TF 같은 팀을 꾸려서 런던에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해외 사례 조사도 하고, 실제로 런던에 가봤을 때는 이를테면 자산화 재단 같은 기금이 들어와서 매칭을 해주는 것이 통로가 되는 재단의 역할. 그리고 법률이나 건축이라든지, 부동산, 그리고 재무적인 이런 전반적인 것들을 일종의 중단에서 컨설팅하고, 지원해주는 이러한 기관들이 영국 런던에는 되게 많고. 어떤 공간이 공동체적으로 오래 유지되는 공간이 매각됐을 때는 그 공동체에 6개월간 우선 매입을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법적으로 보장된다든지. 그리고 커뮤니티 쉐어제라고 해서 공동체 주식이죠. 일종의 그런 주식을 발행하고 그것을 기간과 투자자와 매칭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이런 기관들이 있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이렇게 시민이 계속 자산화를 해가는 과정을 되게 체계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는 이런 것들이 많아서 사례도 많이, '모어 댄 어 펍'이라고 동네에 있는 펍들을 시민이 계속 소유해가는 것들도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오늘 1부의 주제명이 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33억짜리 건물을 샀다고요? 이거거든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질문들을 여쭤보겠습니다. 처음 해빗투게더도 협동조합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세 군데 협동조합이 모여서 건물을 사게 됐다고 하는 내용만 보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기에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른다는 마포에 건물을 살 수 있었지, 이런 생각 들었는데, 어떻게 꾸려 온 겁니까?

◆ 박영민: 그렇게 2017년 런던 연수 다녀오면서 사실 매주 저희가 모임을 하면서 준비를 계속 해왔고요. 금액적인 부분은 33억을 저희가 다 마련한 것은 아니고, 저희가 213명이 현재로써는 20개 단체가 자금을 협동조합의 출자금으로 모아서 1억이 넘는 금액을 모으고, 또 입주기관들이 보증금처럼 출자 들어오는 기관들이 1억 정도. 그리고 향후에 2차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2억 정도를 모아서 저희의 순자산 자금은 4억 정도 모으려고 하는 계획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들은 사회적 금융이라고 해서 행안부에 지역자산화 지원사업에 대한 융자, 서울시 사회투자 기금에 대한 민간자산 클러스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융자, 이런 것들을 일종의 부채이기는 한데요. 그것을 같이 매칭해서 지금 물건을 매입 계약을 한 거고요. 이후에 총 공간 리모델링와 인테리어, 또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전체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40억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이렇게 영업하시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원금 갚고, 이자 갚고, 이렇게 갚아나가셔야겠네요?

◆ 박영민: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공간 운영방법도 궁금한데, 참가한 시민들과 함께 공간을 나누는 겁니까?

◆ 박영민: 기본적으로 저희는 개방형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왜냐하면 이게 지역의 자산화 공간이기는 한데, 몇몇 단체가 공간을 구분해서 이를테면 차지하는 방식으로 했을 때는 전체 시민이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하기가 어렵잖아요.

◇ 최형진: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데, 돈도 벌어야 하잖아요.

◆ 박영민: 그렇죠. 전체 공간은 층별로, 또는 전체가 하나의 연결된 비즈니스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일종의 커뮤니티 펍이 1층에 있고, 지하에 복합 문화공간이 있고, 2,3층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고, 4층에는 요즘에 이런 스튜디오가 있고, 5층에 파티룸, 이런 식으로 전체적인 기획은 있는데, 그리고 그것을 운영할 주체는 있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전체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거죠. 자기가 어떤 것을 지불하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구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처음 해빗투게더가 구상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하거든요. 상상하던 모습처럼 잘 만들어져 가고 있습니까?

◆ 박영민: 원래 공간을 막상 계약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원래 자기가 꿈꿨던 공간보다 공간 유지에 대한 걱정이 많잖아요. 예를 들면 아까 원금도 상환하고, 이자도. 이렇게 하니까 원래 이거 왜 하고 싶었는지, 하고 싶었던 공간에 대해서 상상은 약간 제약되고, 마치 이것을 해야 할 것 같은, 1층에는 이런 게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하지 말자. 계속 원래 이것을 왜 하고 싶었는지, 그런 상상했던 공간을 마음껏 상상하자, 이렇게 하면서 현실과 상상 사이를 조율해가면서 공간 구성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여쭤본 이유가 진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점점 운영하시다 보면 발생할 것 같아서.

◆ 박영민: 그런데 저희가 가고 싶고, 또 사람들이 가고 싶고, 재밌는 공간이 될 때 사실은 수익창출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익창출만을 위해서 하다 보면 그것에 갇히는 재미없는 공간이 될 경우에는 오히려 더 망할 것 같고요. 그렇습니다.

◇ 최형진: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아직도 이게 가능할까 싶은 분들에게, 또는 이런 실험을 함께 해가고 싶은 분들께 짧게 한 마디만 해주시죠.

◆ 박영민: 저희도 사실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첫 사례다 보니까 더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 세 번째는 조금 더 빠른 시간 안에 시행착오를 줄여가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사실은 이제 너무나 사적 소유가 되는 부동산을 조금은 시민이라는 집단이 계속 재공유화하는 이런 과정들이 현실에서도 하나의 운동일 수도 있고, 하나의 실제 사례로 보이면서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계속 이런 사례들을 늘려가는 것이 저희가 우리 부동산 계급사회 같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4층에 스튜디오 생기면 저도 한 번 놀러가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영민: 네, 고맙습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박영민 해빗투게더 협동조합 상무이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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