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3년의 갈등 풀고..김환기 생가, 미술관으로 '재탄생'한다

장재선 기자 2020. 11. 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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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 거장인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 생가 미술관을 건립하는 일에 협력하기로 전남 신안군과 환기재단이 합의했다.

신안군은 지난 2007년부터 김환기 미술관을 추진해왔으나,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환기미술관을 운영하는 환기재단과의 갈등으로 10년 넘게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신안군은 안좌도 읍동리에 있는 김환기 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51호)에 미술관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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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도에 있는 김환기 생가 전경. 고택비(碑) 왼쪽의 기와지붕 고가는 국가문화재로 지정돼 있는데, 김환기가 화실로 사용했던 오른쪽 집은 현재 민간 주택으로 바뀌어 있다.
1957년 프랑스 생루이섬 아틀리에서의 김환기. 환기재단 제공

■ 신안군-환기재단 협력 합의

지난 2007년 건립 추진했으나

재단 승인 얻지못해 장기표류

문화계 인사 중재로 전격 회동

양측, 향후 사업계획 논의키로

한국 현대미술 거장인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 생가 미술관을 건립하는 일에 협력하기로 전남 신안군과 환기재단이 합의했다. 신안군은 지난 2007년부터 김환기 미술관을 추진해왔으나,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환기미술관을 운영하는 환기재단과의 갈등으로 10년 넘게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합의는 문화계 인사들이 “한국 대표 미술가의 고향에 미술관을 짓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재단이 화해해야 한다”며 중재에 나선 결과로, 신안군은 향후 구체적 사업 계획을 재단에 제시할 예정이다.

미술계에 따르면, 박우량 신안군수와 박미정 환기재단 관장은 지난 6일 저녁 서울의 한 장소에서 회동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과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 이승미 신안군 예술감독 등이 동참했다. 김 이사장은 “김환기를 세계적인 미술가로 기리자는 취지 아래 신안군과 재단이 마음을 열고 협력 논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신안군의 ‘1도(島) 1뮤지엄’ 현장을 돌아보고 온 이 회장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가나아트와 서울옥션을 통해 김환기 그림을 널리 소개해 온 인연이 있다.

이 감독은 “이번 회동에서 양측이 그동안 일은 웃어넘기고 잘 해보자고 합의했다”며 “문화계 여러 어른께서 애써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미술계 베테랑으로 현재 신안군의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이 감독은 군과 재단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왔다.

신안군은 안좌도 읍동리에 있는 김환기 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51호)에 미술관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일본에서 유학하고 서울과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한 김환기는 고향 안좌를 늘 그리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미술계에서 명성이 높은 ‘환기 블루’가 고향 앞바다의 푸른빛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이다.

신안군은 2007년 김화영 당시 환기재단 이사장과 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김 이사장이 재단 내분으로 해임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환기재단 측은 “김 전 이사장이 김환기 선생 명성에 누를 끼치는 일을 자행했기 때문에 물러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맺은 협약은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군에 전했다. 신안군은 “억울하다”, 재단은 “섭섭하다”며 감정 대립을 하게 됐고 사업은 10년 넘게 표류하게 됐다.

당초 사업을 시작했던 박우량 군수가 직에서 물러나면서 군 내부에서도 없던 일처럼 되었다. 박 군수가 지난 2018년 현직에 복귀하면서 사업 재개를 시도했고, 이번 회동을 통해 재단과 화해하게 된 것이다.

박미정 관장은 회동 이틀 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양측 갈등으로 비치면 김환기 선생님께 누가 되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신안군이 과거 협약을 무효화 하고 저작권 문제 등을 해결해주는 등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면 협력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측은 이번 회동에서 재단의 이런 입장을 존중하며 향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양측은 긴 교착 상태를 끝내고 전기를 맞게 됐다.

신안군은 향후 구체적 사업 계획을 세워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재단도 이사회 결의가 남아 있다. 실무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또 이견이 돌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이 감독은 “문화계 전체가 주시하는 사안이니 잘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종규 이사장도 “작은 일들은 서로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큰 뜻을 향해 함께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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