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 무산되더니"..인터넷기업 빠진 '반쪽' 구글 앱수수료 공청회

손인해 기자 2020. 11.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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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협회·인디게임사 대표 들어가는데 인기협·코스포는 빠져
"요청 못 받았다" vs "국감 때 안 와" 업계-국회 책임 미루기
(Photo by Fabrice COFFRINI / AFP)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이른바 '구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마련을 위한 국회 공청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참석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구글 수수료 정책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내 인터넷 기업이 빠지면서 결국 '반쪽짜리' 공청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9일 오후 2시 국회 과방위 회의실에서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

국회법 64조는 위원회가 중요한 안건이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그 의결 또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공청회를 열고 이해관계자 또는 학식·경험이 있는 사람(진술인)으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안을 제정하거나 전부개정할 경우 공청회나 청문회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당초 여야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6건을 국정감사 기간 내에 병합 심사해 위원장 대안으로 처리하기로 했으나 국감 막판 국민의힘이 "졸속 처리는 안 된다"며 입장을 바꾸면서 무산, 공청회로 공이 넘어왔다.

구글은 내년부터 게임 외 모든 앱에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인앱 결제 정책을 강제, 수수료 30%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통행세 강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문제는 공청회에 참석하는 진술인 명단에 구글 수수료 정책 변경의 직격탄을 받는 국내 인터넷 기업은 빠졌다는 점이다.

이날 진술인으로는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과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 교수,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인디게임 개발사인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가 출석한다.

670여개 게임 게발사 및 유통사로 구성된 한국모바일게임협회나 슈퍼어썸은 진술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인터넷 기업은 빠진 것.

그간 업계에서는 이미 구글 인앱결제 정책 대상이었던 게임사보다 카카오의 웹툰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웹툰,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등이 직접적 이해 당사자로 거론돼왔다.

개별 기업이 직접 나서긴 어렵더라도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200여개 기업이 가입한 대표 인터넷 기업 단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이나 스타트업계를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 목소리다. 인기협과 포스코는 인앱결제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구글의 수수료 정책 문제를 지적하는 입장문과 성명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인기협과 코스포는 국회로부터 공청회 참석 요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기협의 한 관계자는 "인기협 소속 기업을 통해 공청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후로 따로 문의가 오지 않았다"며 "공청회와 별개로 인앱결제와 관련한 저희 의견을 계속해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진술인은 과방위 위원들로부터 추천받은 명단에서 여야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측에서 협의를 통해 정해졌다. 김현규 부회장과 정종채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이병태 교수와 조동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인물로 알려졌다.

국회와 인터넷 업계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인기협과 코스포 측에 지난 국감 때 인앱결제 관련 참고인으로 나와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적이 있어서 이번엔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감과 공청회는 다르다"며 "국감은 파헤치고 조사하는 것으로 의원들로부터 무슨 질문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주제가 안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공청회는 법 개정을 앞두고 하는 절차로 충분히 개별 사업자를 대변하는 입장을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진술인 4명이 과연 인앱결제 이슈에 대해 '스피커' 역할을 할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진술인들의 공청회 당일 발언이나 공청회 결과로 나오는 개정안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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