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2심서 '댓글조작' 징역 2년·선거법 무죄..법정구속 안해(종합)

이장호 기자,박승주 기자 2020. 11. 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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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 특정 안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 뒤집고 무죄
대법서 확정되면 직 상실..복역 뒤에도 5년까지 피선거권 박탈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함상훈)는 이날 재판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각각 선고했다. 2020.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박승주 기자 =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53)가 2심에서도 댓글공작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 김민기 하태한)는 6일 김 지사에게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 유죄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 지사의 형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게 된다. 김 지사의 임기는 1년8개월 정도 남았다. 또 복역하고 나오더라도 형의 실효가 만료되기 5년까지는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재판부는 먼저 김 지사가 김씨 측근 도모 변호사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거운동은 특정선거에 특정후보자가 있어야 하는데, 공소사실은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게끔 하게 한다는 내용"이라며 "선거는 특정돼 있는데 후보자는 특정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 측 논리는 선거운동과 관련해 그즈음에 한 모든 행위는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너무나 넓게 해석하는 것으로 보여,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한 명확성 원칙에 벗어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후보자가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유리한 행위를 해달라고 한 정도로는 법률상 유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의 산채에서 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회를 본 것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판단하면서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11월9일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할 당시 드루킹 측에서 '온라인 여론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조성 내지 조작될 위험성을 알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댓글순위 조작을 위한 킹크랩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브리핑 했던 문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가 이날 경공모 사무실을 떠난 뒤 개발자들이 의견 교환을 위해 작성한 문서에 "김경수에게 킹크랩 기능을 보고했다'는 기재가 있는 점, 12월28일 김 지사에게 전송된 '온라인 정보보고'에 '킹크랩 완성도는 98%'라고 기재돼 있는 점을 들어 김 지사가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킹크랩' 개발자 '둘리' 우모씨가 3개의 아이디를 갖고 테스트를 한 것이 "시연을 위한 개발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모순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이 김 지사의 11월9일 산채 방문에 대한 상황에 서로 입을 맞추고 허위진술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감 중 자기 기억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가 불출분하다고 본 나머지 때로는 거짓·과장된 진술을 했다고 해 그저 이를 탓해 그들의 진술 자체를 없던 것으로 돌리는 건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형사재판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Δ김 지사가 김씨로부터 킹크랩 운용 현황이 기재된 온라인 정보보고를 전송받았고, 매일의 댓글작업의 결과, 작업량을 기재한 기사목록을 전송받은 점 Δ김 지사가 직접 김씨에게 기사 URL을 전송한 점 Δ일반적 지지단체와 달리 김씨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 Δ김씨의 인사 추천 요구에 응한 점을 근거로 김 지사와 김씨와의 공범 관계를 인정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민주사회에서는 공정여론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저버리고 조작 행위를 한 것에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킹크랩이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조직적인 댓글부대의 활동을 사실 용인한다는 것은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선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드루킹 김동원씨는 결국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킹크랩 개발자는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며 "김 지사의 당시 위치를 봤을 때 1심이 선고한 징역 2년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지사가 현재 공직에 있고 지금까지 공판에 성실하게 참여해왔으며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점을 참작해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 일부 무죄가 선고됐고 공직선거법 위반은 전부 무죄를 선고하는 마당에 보석취소까지 할 것은 아니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김씨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지사는 법정구속됐다가 지난해 4월 2심 재판을 받던 중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됐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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