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재판 증인 "검찰, '양형때 두고보자' 압박" 주장

지난달 23일, 김봉현 갑자기 재판 불출석
6일 다시 열린 재판에서 증인 다시 나와
수원지검서 받은 조사 일부 부인 주장해
"檢이 '양형 때 두고보자' 몰아붙여" 주장
"몰아붙이는 상황서 자백취지로 진술해"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4월2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0.04.26. semail3778@naver.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재판의 증인으로 나온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받았고, 이에 자백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6일 오전 김 전 회장의 특경법 위반(횡령·사기·중재 등), 배임중재 및 범인도피죄 등 혐의 재판을 진행했다.

이 재판에는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였던 김모(구속)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수원에서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검찰이 몰아붙이듯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과 공모해 수원여객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데,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 5월12일 캄보디아에서 자수했다.

이날 재판에서 증인석에 앉은 김씨는 "캄보디아 이민청에 자진 얘기해서 귀국 의사로 돌아왔다"면서 "지난 4월 초 변호을 통해 검찰청에 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귀국이 어려웠고, 캄보디아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10여일 구금돼 있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구금 동안 베트남이나 중국인 행려병자와 지내며 몸 상태가 안 좋아져 37.8도까지 열이 올랐다. 인천공항 검역 때 격리되기도 했다"면서 "귀국한 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자마자 14일 동안 10여회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포자기 상태로 검찰에 출석해 당황했고, 수원여객에 손해를 미쳤다는 자책감이 있었다"면서 "(게다가) 검사님이 '양형 때 두고보자', '나하고 말장난하냐'고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자백 취지의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은 수원지검에서 담당하던 사건이 남부지검으로 이송되면서 수원지검에서 이뤄진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한 증거 인부 확인 과정에서 나왔다. 김씨는 당시 만들어진 피의자 신문조서 중 일부에 대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작성됐다고 주장했고, 일부 증거는 조서 전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4월2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0.04.26. semail3778@naver.com

구체적으로 김씨는 '김봉현에게 자금을 임의로 보내줘도 되느냐'는 수사관 질문에 "안 되는데"라고 대답했는데, 이게 마치 불법적인 일을 하는 의미로 조서에 적혀있다면서 "개인적 후회의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조서에서 '수원여객 자금을 (김봉현에게) 마음대로 송금해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라는 수사관 질문에 김씨는 "예 맞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날 실제로는 정당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다만 김씨가 피의자 신문조서를 부인하면서 검찰의 압박 조사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이날 김씨가 반박한 조서 내용 중 일부는 자신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내용이었다. 실제로 김씨는 정확한 시기를 기억하지 못하면서 기억난다고 했다거나, 반대로 기억하는 일을 모른다고 대답했다면서 조서를 정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김 전 회장이 지난달 23일 불출석한 재판이 다시 열린 것이었다. 이 때문에 초반에는 재판부가 여기에 대한 불편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재판 시작 전 변호인단에 "김씨 구속 만기가 12월15일"이라면서 "이렇게 급박하게 기일을 잡은 것은 추후 잡을 기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분 출소 후 나오실지 안 나오실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 주신문 진행 후 변호인 측 반대신문 기일을 따로 잡을 여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대해 변호인단은 반대신문 준비할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김 전 회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했던 점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날 재판부와 변호인단의 갈등은 추후 변호인단이 김씨를 변호인 측 증인으로 부르는 형태 등 대안을 마련하며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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