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유망 씨름선수→연쇄살인범 '전락'..'무기징역' 최신종은 누구?

전북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피의자 최신종(1989년생, 만31세)./사진=뉴스1(전북지방경찰청 제공)

전주와 부산에서 실종된 여성 2명을 살해한 최신종(31)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그의 과거 행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유랑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과 강도살인, 시신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신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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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시절, 장래 촉망받던 씨름선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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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종은 초등학생 시절 씨름부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그가 13살이던 2002년에는 소년체전 등 전국대회에 출전해 각기 다른 3개 체급을 제패하고 단체전에서도 우승했다. 당시 모래판에서는 최신종을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였다. 그는 그해 전북 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최신종의 난폭한 성격은 운동을 그만두게 만든 원인으로 꼽혔다. 최신종의 학교 선후배들은 그의 성격에 "한번 화나면 막무가내였다. 미친 사람 같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년 시절 또래보다 월등했던 그의 체격 조건도 중학생 때부터 추월당하기 시작하면서 최신종은 씨름판에서 자취를 감췄다.

성인이 된 최신종은 학창 시절 갈고닦은 운동능력을 범죄에 악용했다. 그가 23살이던 2012년에는 협박 및 특수강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여자친구가 이별을 요구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협박한 뒤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에는 김제의 한 마트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최신종은 출소한 뒤 전주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하며 결혼해 자식까지 얻는 등 사회에 적응하는 듯했다. 그는 아내와 아기를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도 잠시, 최신종은 도박에 빠졌고 회사 공금에도 손을 댔다. 결국 아내의 지인에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첫 번째 살인을 저질렀다. 나흘 뒤에는 랜덤채팅으로 만난 부산 여성도 자신의 힘을 이용해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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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종, 재판 내내 "약에 취해 기억 안 난다…미친놈처럼 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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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최신종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피해자와의 성관계까지 자세히 묘사하는 등 피해자를 욕되게 하면서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그는 재판에서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는 인정했지만, 강도와 강간 혐의는 부인했다. 자신이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될 때면 "아내의 우울증약을 먹고 약에 취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필름이 끊겼다"며 "(경찰에) 잡히고 나서야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한 지 알았다. 죽였다는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검찰은 최신종의 첫 조사 당시 그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피고인이 처음 검찰청에 왔을 때 '20년만 받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한 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했다면 제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최씨는 "내가 언제 20년을 원했느냐"고 언성을 높이며 반박했다.

이후 최후 진술에서도 "용서받을 생각 없다. 징역 20년이 아니라 사형이든 무기든 뭐든 받을 테니까 미친놈처럼만 보지 말아달라"며 "신상 정보공개만 막아달라고 했는데, 다음 날 신상이 공개됐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내가) 지능이 떨어지는 바보도 아니고 죽인 것에 대해서는 선처를 바라는 게 아니다. 내가 하지 않은 범행에 대해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23일 전북 진안군 한 천변에서 실종된 여성 A씨(34)의 시신이 발견돼 과학수사 관계자들이 시신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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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자유 빼앗는 종신형으로 참회하도록 해야"…무기징역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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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강도와 강간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진술한 내용은 모두 실제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관련 진술이나 뒷받침할 증거도 신빙성이 인정되며 모순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우울증약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최신종의 주장에는 "졸피뎀을 처방받은 사실과 모발에서 신경안정제 성분이 검출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경찰에 긴급 체포된 피고인은 심문 당시 행적을 설명하면서 약물을 복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우울증약을 다량 복용해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여 119가 출동했으나 단순 주취자 수준이었다고 구급대원이 진술한 점 △범행 당시 피고인을 만난 지인들이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고 약에 취해 보이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24시간이 지나면 약물 효과가 거의 사라진다고 봐야 하는 점 등을 근거로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가치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범행동기에서도 참작할만한 사정이 없고, 첫 살인을 저지른 이후 수사가 진행된 점을 알면서도 약 4일 만에 범행을 다시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피고인의 생명 자체를 박탈할 사정은 충분히 있다"며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을 내릴 땐 신중해야 한다. 생명보다 자유를 빼앗는 종신형을 내려 참회와 반성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최신종은 지난 4월15일 밤 아내의 지인인 A씨(34·여)를 승용차에 태워 다리 밑으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금팔찌 1개와 48만원을 빼앗은 뒤 목졸라 살해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숨진 A씨의 시신을 임실군 관촌면 방수리 인근에 유기했다. 또 나흘 뒤인 이달 19일 오전 1시쯤 전주시 대성동의 한 주유소 앞에 주차한 자신의 차 안에서 B씨(29·여)를 살해하고,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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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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