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이긴 모든 주에 소송"..장기전 간다
미국 대선에서 열세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주장하는 모든 주에서 소송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당선인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저 언론을 확인해보라"고 했다. 이어 "우린 승리할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이 우선)"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주에 이어 이날 서부의 경합주 네바다주에서도 불복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네바다 주에서 최소 1만명이 불법 투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트럼프 캠프 측은 더 이상 네바다 주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서 투표가 이뤄졌다면서 '유권자 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개표가 86% 진행된 네바다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48.7%를 득표하며 바이든 후보(49.3%)에 7000여표 차이로 뒤져있다. 네바다 주에는 대통령 선거인단 6명이 걸려있다.
전날 트럼프 캠프는 개표 중 역전당했거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주에서도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위스콘신 주에선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선거 관련 소송은 통상 해당 주 청구재판소(행정법원)에 제기하는데, 당사자가 상고할 경우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연방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며 연방대법원을 6대 3의 압도적 보수 우위 구도로 만들어둔 건 이런 소송전을 위한 포석이다.
미 대선에선 전국 득표율과 상관없이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미국 50개주 대부분이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정당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예외는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 2곳 뿐이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현재 앞서고 있는 애리조나의 선거인단 11명에 네바다의 6명까지 차지한다며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는 셈이다. 다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소송으로 주별 개표 결과가 뒤집히거나 소송 장기화로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는 사태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만약 12월14일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미국 대통령 선출 기준인 270명 이상을 확보한 후보가 없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이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통령을 뽑게 돼 있다.
이때 하원에선 주의 인구 또는 의원 수와 상관없이 주별로 한 표 씩만 행사할 수 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26개 주, 민주당이 22개 주에서 다수당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구도라는 뜻이다. 부통령을 뽑는 상원도 공화당이 다수다.
만약 차기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20일까지 대통령이 결정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임시 대통령 직을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과정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군 또는 자신을 지지하는 민병대까지 동원하려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칫 민주당을 지지하는 민병대 또는 트럼프 대통령에 항명하는 연방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지는 최악의 내전 사태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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