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의 이유있는 '변심'

강은영 2020. 11. 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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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권 접수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미시간ㆍ위스콘신ㆍ애리조나주(州)의 맘이 돌아섰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서 나가다 우편투표함 개봉 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역전한 패턴도 비슷하다.

물론 앞선 두 지역에 비해 개표율(86%)이 다소 낮아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할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바이든 후보 승리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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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위스콘신은 경제와 인종차별
애리조나는 매케인 향수로 트럼프 반감↑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권 접수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미시간ㆍ위스콘신ㆍ애리조나주(州)의 맘이 돌아섰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서 나가다 우편투표함 개봉 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역전한 패턴도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지역에 법적 소송을 불사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변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5일(현지시간)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5일 오후 3시30분) 기준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개표율 98%인 미시간(선거인단 16명)과 위스콘신(10명)에서 바이든 후보는 각각 50.4%, 49.4%의 득표율로 앞서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승리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11명)도 바이든 후보가 50.7% 득표율을 기록, 트럼프 대통령(47.9%)을 2.8%포인트 차로 제쳤다. 물론 앞선 두 지역에 비해 개표율(86%)이 다소 낮아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할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바이든 후보 승리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하지만 최종 결과가 어찌 나오든 세 곳 모두 2016년 대선과 비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시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미시간ㆍ위스콘신의 저소득층 백인 노동자들은 민주당의 오랜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보호무역주의과 반(反)이민정책 등으로 무장한 트럼프 후보의 공약은 가난하고 외면 받는 이들의 소외감을 제대로 어루만져 줬다.

이번엔 거꾸로 그 '경제'가 트럼프를 배신했다. 단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 5월 미국의 실업률(14.7%)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을 때 미시간(13.4%)도 엄청난 고용한파에 시달렸다. 누적된 불만은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8년 대선에서 기록한 500만표보다 약 50만표가 더 나왔고, 핵심 도시 디트로이트의 투표율은 50%를 넘어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위스콘신은 감염병 피해와 인종차별 문제가 뒤섞이면서 반(反)트럼프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미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날도 6,000명에 육박하는 주민이 새로 감염됐다. 또 ‘흑인 아빠’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의 과잉 총격에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해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폭도로 몰아가는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어떤 지역보다 크다. 트럼프가 점수를 잃을 요인이 한둘이 아닌 셈이다.

애리조나의 변심도 극적이다. 이 곳은 선거 때마다 항상 ‘붉은색 물결’로 물들었지만 올해만큼은 달랐다. 현지에선 2018년 사망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참전 용사에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주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뜻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부인 신디 여사가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에 지역 유권자들의 마음은 더욱 움직였다. 애리조나는 새 상원의원도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에게 맡겨 공화당과의 오랜 인연을 끝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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